美 음악음반업계 `초비상`

 순수 음악음반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디지털 파일교환 및 CDRW의 확산, 신형 비디오게임기 잇단 출시 등으로 올 들어 지난 9개월 동안 음악테이프나 음악CD의 판매가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

 USA투데이(http://www.usatoday.com)에 따르면 이른바 오프라인 음반업계 빅5 중의 하나인 EMI는 지난 9월 말로 마감한 상반기 결산에서 경상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1% 감소했다. 순손실은 776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4430만달러에 비해 큰 폭으로 늘었다. 이같은 어려움은 다른 음반업체들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미 음반산업연합회(RIAA)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9월 말까지 음악CD·음악테이프 등 순수 음악음반의 판매액은 59억달러로 지난해 62억달러에서 4.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음반 수로 환산하면 4억8870만개에서 4억4270만개로 9.4% 떨어진 셈이다.

 시장조사업체인 레이먼드제임스앤드어소시에이츠의 애널리스트 필 레이는 “디지털 파일전송이 영향을 끼쳤음은 말할 나위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오프라인 음반업계가 지난 여름 파일교환 서비스인 냅스터의 폐쇄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누텔라·그록스터 등이 빠르게 대중성을 얻으면서 네티즌사이에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인 웹노이즈는 그록스터·모르페우스·카자 등 냅스터 유사 서비스를 이용한 네티즌들의 파일교환이 지난달 18억개로 9월에 비해 2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CDRW 등 CD버너 보급확산으로 파일교환 시장은 계속 커질 전망이어서 순수 음악음반 판매 위축을 가속화시킬 전망이다. 필 레이는 올해 말까지 약 1억대의 CDRW가 보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전망도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케임브리지어소시에이츠는 올해 북미에서만 12억대의 CDR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의 8억대에 비해 50% 늘어난 것으로 내년에는 25% 더 늘어 15억대가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음반업계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불법복제 단속을 더욱 강화해줄 것을 정부 측에 요청하는 외에는 별다른 묘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신형 비디오게임기 및 신작 DVD 등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어 음반판매는 한층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NPD그룹은 올 들어 지난 9개월 동안 비디오게임·소프트웨어의 판매가 43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34%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코코넛이나 카멜롯 같은 음악소매상들은 음악CD와 테이프를 판매대에서 치우고 DVD나 공CD·비디오게임을 앞줄에 세우고 있다.

 코코넛·카멜롯의 모기업인 트랜스월드엔터테인먼트의 마크 호건 부사장은 “DVD와 비디오게임기의 판매가 두자릿수로 늘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EMI·워너뮤직·BMG·소니 등 음반업체들은 유료 온라인 음악전송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고 암호화CD를 판매하는 등 대책을 강화하고 있지만 스스로도 “장기적인 의미에서 돌파구는 아니다”고 인정하고 있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