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엔지니어링의 독점구도였던 300㎜ 드라이에처 분야에 최근 한국디엔에스가 신규참여를 선언, 양사의 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동안 300㎜ 드라이에처 국산화를 추진해온 장비업체는 주성엔지니어링과 에이티엘 두곳. 이 중 에이티엘이 자금난에 직면해 지난 6월 주성엔지니어링에 합병되면서 주성의 독주체제로 굳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 10월 한국디엔에스가 300㎜ 드라이에처 연구소를 신설, 장비 개발에 착수하면서 이 시장은 다시 경쟁체제로 전환됐다.
한국디엔에스는 지난달 경기도 화성에 연구소를 신설하고 새로 조직한 16명의 개발3부 인력을 활용해 내년말까지 300㎜ 드라이에처 장비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초기 4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이미 투입했으며 내년에는 올해 투자비용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투입, 상용장비 개발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장비 개발 진척도만을 놓고 보면 주성엔지니어링이 현격히 앞섰다. 1년 6개월 전부터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드라이에처 개발에 착수한 주성엔지니어링은 베타장비까지 개발을 완료하고 소자업체를 통한 최종 성능테스트 과정만을 남겨놓았기 때문. 주성은 내년 3분기께부터는 완벽한 상용제품으로 소자업계를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적용분야도 폴리는 물론 옥사이드까지 소화할 수 있어 손색이 없다는 것이 주성엔지니어링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한국디엔에스라는 다크호스의 출현으로 안심할 수만은 없는 처지다. 한국디엔에스는 주성엔지니어링이 겪었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 한편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해 1년만에 상용제품을 완성하겠다는 각오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의 자회사라는 플러스알파 효과를 갖고 있다. 삼성이 도와줄 경우 장비개발을 6개월 이상 단축할 수도 있다.
또한 한국디엔에스 입장에서는 완성장비 개발 후 삼성전자라는 안정적인 수요처를 이미 확보한 셈이어서 장비 개발 후 상용화 과정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 주변의 평가다.
이 때문에 주성도 바짝 긴장했다. 주성은 삼성이 돌아서자 하이닉스반도체를 비롯한 외국의 타 소자업체로 제휴선을 돌리고 있다. 새로운 우방을 확보해 한국디엔에스의 추격을 따돌리겠다는 의지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