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기와 수출은 테크사이클이 확장국면으로 전환되는 2002년 4분기 이후에나 부진을 벗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25일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수출부진과 테크사이클’ 보고서에 따르면 정보기술(IT)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날로 커짐에 따라 우리 경제의 저점과 정점을 오가는 경기순환이 IT경기 순환을 나타내는 ‘테크사이클’과 일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크사이클은 지난해 8월을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세에 있다. 정점에서 최저점으로 내려오는 테크사이클의 평균수축기간이 2년 1분기인 점을 감안하면, 2002년 4분기 이후에나 테크사이클이 확장 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최근 출시된 윈도XP 효과, 업계 구조조정 가속화, Y2k에 대비해 이뤄진 정보기기의 상각 완료에 따른 대체투자 등이 발생하면 ‘바닥을 치는 시점’이 1분기 가량 앞당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연구소 측의 분석이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난 70∼80년대 경기부양과 수출촉진은 중화학공업 투자와 중동 건설붐을 통해 이뤄졌다면, 2000년대는 IT산업에 대한 지속적 투자와 구조조정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에서 IT가 차지하는 비중은 95년 5.7%에서 2000년 15.3%로 5년 새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전체 산업생산 중 반도체 비중은 90년 3.8%에서 지난해 26.2%로 폭증세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과거 90년대 이전까지 전통제조업이나 건설업 등의 불·호황에 의해 경기순환이 발생하던 것에 비해 최근에는 IT경기와 같은 사이클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래프 참조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