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최고` 종합주가지수 급등 배경과 전망

 두꺼운 벽으로 여겨지던 630선을 가볍게 돌파하면서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일 장중 630선 도달 후 당분간의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큰 조정폭없이 며칠간의 조정만에 증시가 다시 상승세를 타면서 시장 분위기는 유동성 장세에 대한 확신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여전히 경기회복을 전제로 한 증시상승을 말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있지만 증시 자금유입을 통한 시장의 수급상황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좋으며 향후 경기회복 심리를 감안할 때 증시의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강현철 SK증권 선임연구원은 “지속적으로 주식물량을 줄였던 기관들이 이날 매수세에 가담하기 시작하면서(단순 프로그램 매수분 제외) 외국인과 쌍끌이 장세가 나타났다”며 “갑작스런 외국인 매도만 없다면 당분간 상승 분위기의 시장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김분도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국민연금이 이르면 다음주초부터 1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시작할 계획이고 고객예탁금이 9조원을 넘어 연중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주식을 사기 위한 대기성 자금은 풍부하다”며 “단기급등이라는 점이 부담일 뿐 시장분위기는 매우 좋다”고 말했다.

 주가상승의 주도주는 단연 거래소시장의 핵심 우량IT주다. 지난 10월 이후 랠리를 주도했던 IT주들이 이날 재차 상승세를 나타내며 지수를 이끌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시장을 여전히 외국인이 주도하고 있고 외국인들은 거래소시장의 블루칩과 옐로우칩을 집중 사들이는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일부 종목에 국한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이는 시장간의 주도권은 거래소시장에 있다는 의미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이날 지수의 오름세에도 불구, 코스닥시장에서 하락종목수가 상승종목수보다 많았다는 점은 시장의 흐름이 무차별적 상승보다는 ‘옥석가리기’에 의한 우량주와 주변주의 양극화가 진행될 것이란 예상을 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향후 시장 대응도 주변 종목으로 매기를 확산하기보다는 외국인 선호주와 실적호전주, 유동성 장세 기대에 따른 금융주로의 집중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조언이다.

 전문가들이 추가 상승의 다음 고비로 보고 있는 지수대는 650선. 주요 매물대를 큰 조정없이 넘어서 향후 매물부담은 크지 않지만 지난해 9월 하락갭 발생직전 지수대인 650선에서 한차례 더 시험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추수감사절로 중단돼 있는 미국 시장동향도 꼼꼼히 챙겨봐야 할 요소다. 외국인들은 미국증시 휴장임에도 불구, 국내 증시에서 주식을 사들였지만 다음주초 매매를 재개하는 미 시장이 약세를 지속한다면 쌍끌이의 한 축이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정수 신한증권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다우지수가 1만선, 나스닥지수가 2000선을 넘고 국내 증시가 630선에 안착하면 내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분위기가 더욱 호전돼 연말까지 700선의 주가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