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식 3세대 `맹주 다툼`

 

 동기식 3세대(G) 이동전화서비스의 맹주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SK텔레콤·KTF 연합세력과 LG텔레콤 간 신경전이 팽팽하게 전개되고 있다.

 SK텔레콤과 KTF가 최근 2G망을 기반으로 한 cdma2000 1x EVDO(이하 EVDO)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LG텔레콤이 EVDO 방식보다 한단계 진화한 cdma2000 1x EVDV를 데이터 통신 주력서비스로 제시, SK텔레콤 및 KTF와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LG텔레콤은 2G에 이어 3G에서 동기식 사업권을 확보한 동기식 적자임을 강조하기 위해 자신들이 제시한 EVDV를 진정한 의미의 동기식 3G서비스라고 강조하며 경쟁사업자의 EVDO에 대한 깎아내리기를 시도하고 있다.

 ◇신경전의 시작=SK텔레콤과 KTF는 EVDO를 선보이며 세계 최초의 동기식 3G서비스라는 문구를 내세웠다. 물론 2G시장에 이어 3G시장에서의 기술적 우위를 과시하기 위한 속내가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양사는 EVDO가 2.4Mbps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으며 초기 버전인 HDR와 달리 cdma2000 1x(이하 1x)망으로 음성 통화가 가능해 현재로서는 데이터 서비스에 최적화(optimized)한 3G서비스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비동기식 3G사업권을 획득한 SK텔레콤과 KTF가 엉뚱하게 동기식 3G서비스의 맹주임을 선언하고 나서자 동기식 3G사업권을 획득한 LG텔레콤의 딴지걸기는 당연한 수순.

 LG텔레콤은 “EVDO는 데이터 전송 위주의 서비스로 음성 기능은 포함할 수 없으며 기지국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단말기는 데이터 품질을 보장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고 EVDO에 대한 깎아내리기를 시도했다.

 ◇가열되는 논쟁=SK텔레콤은 지난 24일 EVDO 시범서비스에 들어가면서 ‘DO’를 기존의 데이터 전용(Data Only)개념이 아닌 데이터에 최적화된(Data Optimized) 서비스로 새롭게 해석했다.

 KTF는 EVDO는 기존 음성망에서 데이터 트래픽을 분리, 고품질·고신뢰도의 서비스 품질을 보장하는 서비스며 이를 위해 데이터 전용망으로 최적화된 것이라 밝혀 SK텔레콤의 입장을 지지했다.

 반면 LG텔레콤은 ‘Data Optimized’라는 해석은 퀄컴 등 일부 업체들이 사용하는 것으로 용어 정의에 대한 권한을 갖고 있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과 동기식 기술표준규격 개발기구(3GPP2)는 ‘Data Only’로 정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LG텔레콤은 일부사업자들이 자사의 이익을 위해 의도적으로 용어 사용의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EVDO는 음성지원이 가능한가=EVDO 논쟁은 단순 용어논쟁에서 한발 더나아가 1x망을 통한 음성서비스를 EVDO 서비스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는가 여부로 확대 발전했다.

 SK텔레콤과 KTF측은 ‘MSM5500칩’ 적용 단말기는 1x망은 물론 95a·b망을 통해서 기존 음성통화 서비스를 동일하게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를 받게 될 사용자 입장에서는 단일 단말기 내에서 음성과 초고속 데이터 통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EVDO 범주에 기존의 1x망을 통합, 음성 서비스도 포함시키는 게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LG텔레콤은 MSM5500 칩 단말기는 데이터 채널과 음성 채널을 별도로 분리해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EVDO는 데이터 전용 서비스일 뿐 기존망인 95a·b 및 1x까지 포함시키는 것은 정의를 확대 해석하는 오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미 및 전망=이같은 논쟁에 대해 SK텔레콤과 KTF는 LG텔레콤의 네트워크와 재정상태상 EVDO와 EVDV 투자를 동시에 진행할 수 없기 때문에 자사 EVDO 서비스 축소를 위해 폄하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LG텔레콤은 현재 미국·일본 등 해외 CDMA 사업자들이 EVDO 서비스 도입을 연기하거나 취소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만이 유일하게 EVDO 도입에 적극적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사업자들이 EVDO에 열을 올리는 것은 비동기식 서비스를 지체시키겠다는 의도로 파악되며 동시에 향후 자사가 준비중인 EVDV의 장점을 희석시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업계에서는 비동기식 3G서비스에 앞서 동기식으로 데이터통신 사업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SK텔레콤 및 KTF와 동기식 3G시장에서 독주를 희망하는 LG텔레콤이 대립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EVDO 용어 해석을 둘러싼 논쟁은 향후 데이터통신이 주축이 될 IMT2000 서비스 논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관련업계의 시각이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