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11테러사태 이후 승객감소로 항공업계가 침체에 빠지면서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공급업체 및 기내 인터넷서비스 제공업체들이 유탄을 맞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테러 이후 마쓰시타에이비오닉시스템스·록웰콜린스 등 기내 엔터테인먼트 공급업체들의 주문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또 텐징커뮤니케이션스 등은 인력감원에 나섰다.
이는 항공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전체적으로 투자를 줄이고 있는 데다 항공 안전을 위한 보안 투자에 주력하면서 기내 엔터테인먼트부문은 상대적으로 소홀히 취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자문업체인 인플라이트매니지먼트디벨롭먼트센터는 올해 전세계 기내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투자가 19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20억2000만달러에서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투자액 감소는 서비스 이래 최초로, 당초에는 올해 22억달러가 투자될 것으로 예측됐다.
전문가들은 항공업계가 “올해 60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며 “보안부문 이외의 투자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세계 항공엔터테인먼트협회(WAEA)의 롭 브루클러 대변인은 “항공사들은 재정압력을 받고 있다”면서 “이는 특히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등의 부문에 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WAEA는 올해 항공부문 투자가 지난해 21억달러에서 올해는 9%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마쓰시타에이비오닉·록웰콜린스 등 주요 업체들의 주문량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고 올해 매출도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최대의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공급업체인 마쓰시타에이비오닉은 항공사로부터의 주문이 상당량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일부는 주문을 연기했고, 일부는 재검토 중”이라며 “항공 보안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보고 보드 형태의 동영상 감시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록웰콜린스 역시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부문 매출이 40% 감소했다. 이 회사는 내년에 적자가 예상된다.
클레이 존스 최고경영자(CEO)는 “기내 엔터테인먼트부문이 테러로 인한 항공시장 침체의 최대 피해자”라고 강조하면서 “비행기의 안전과 효율성이 가장 먼저 고려되고 엔터테인먼트는 두 번째”라고 덧붙였다.
기내 인터넷 접속시스템업체도 타격을 입었다. 기내 인터넷서비스는 한때 수익성이 좋을 것으로 기대됐으나 항공업체들이 투자를 줄이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내 e메일시스템업체인 텐징커뮤니케이션스는 신규 가입자가 감소했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최근 전체 직원의 절반인 60명을 감원했다.
또 보잉 산하 광대역 인터넷서비스업체인 커넥시온도 200명의 인력을 재배치하고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