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제약업체들 IT투자 `팔 걷었다`

 

 그동안 정보기술(IT) 투자에 인색했던 제약사들이 달라질 전망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동아제약·종근당 등 선두 제약업체뿐만 아니라 중외제약·보령제약·삼성제약·근화제약·신신제약·유유산업·안국약품·환인제약 등 대부분의 중견 제약사들이 최근 전산환경을 전면 교체했거나 관련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나섰다.  

 이같은 현상은 제약사의 낙후된 현 시스템으로는 향후 기업 경쟁력 확보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위기의식 속에서 분출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국내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최근 2년간 제약업체의 매출이 급신장하는 현실도 그동안 미뤘던 IT 투자를 본격화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제약사 전산실장 모임인 제약정보지식협의회(Pika)의 조치환 회장(유유산업)은 “제약사들의 수익성이 호전되는 가운데, 36개 회원사의 현황을 분석한 결과 IT에 대한 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방위로 확산=최근 제약업계에 부는 디지털화 바람은 동아제약·유한양행·종근당 등 선두 기업뿐만 아니라 중견 제약업체까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대부분의 제약사들은 내부시스템의 전면적인 교체작업과 더불어 통합화를 본격화할 조짐이다.  

 유한양행은 향후 3년간 약 50억원을 투자해 개방형시스템을 구축하고, ERP 도입 등 각각의 업무시스템을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제일약품도 개방형 종합정보시스템인 JIMS 구축을 완료하고 CRM, KM 등에 초점을 둔 2단계 전략을 세우기로 했으며, 보령제약도 최근 개방형 신정보시스템인 디젝스를 개통했다.

 이밖에 근화제약은 내년 초부터 통합정보시스템을 가동하기로 했으며, 중소형 ERP패키지를 도입한 삼성제약도 커스터마이징 작업을 벌이고 있다. 신신제약과 환인제약도 내년 초 내부시스템을 통합하기 위해 자체개발하거나 ERP를 도입할 예정이다.   

 ◇‘모바일’ 바람=제약업계의 최대 이슈는 ‘모바일(mobile)’이다. PDA 등을 활용한 이동컴퓨팅 시스템은 영업지원 비용이 많이 드는 제약업계에 비용절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최대 무기인 셈이다.  

 한올제약이 지난 10월부터 모바일 영업혁신시스템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했으며, 유유산업이 이달 말부터 PDA를 활용한 영업정보시스템 운영을 시작한다. 안국약품, 환인제약 등도 내년 초 이동컴퓨팅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중이다.   

 영업판매지원 업무의 극대화란 점에서 CRM의 주요 기능 중 하나인 영업·판매자동화(SFA:Sales Force Automation)를 위해 SFA솔루션을 도입하려는 곳도 늘었다. 대웅제약, 한독약품 등이 SFA를 도입했으며, 중외제약 등도 개발에 나서는 등 여러 기업들이 SFA 도입에 열을 올릴 전망이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