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사이언스>(21)세포신호전달

 모든 생명체는 세포(cell)이라는 최소 단위로 구성돼 있다.

 세포의 기능은 핵과 세포질, 즉 원형질의 기능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세포질을 구성하는 물질이나 세포질을 둘러싼 물질 및 소체의 변화·행동에 의해 여러 가지 화학 변화와 물질 변환, 그리고 에너지 변환이 일어나 생명의 중심을 이루는 일을 계속 할 수 있다. 핵분열이나 세포분열도 세포 내 물질이나 에너지 변환에 의해 일어나는 세포 움직임의 결과다.

 이런 기능들은 바로 세포 내 신호전달 과정에 의해 이뤄진다. 인간과 같은 다세포 생명체들의 생존에 필요한 기능조절에는 구성 세포간 통신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세포간 통신은 각 세포에 존재하는 수용체와 상대 세포에서 분비하는 여러 가지 신호들이 특유의 결합을 하면서 시작된다.

 세포는 외부 신호를 받기 위해 세포막 바깥 부위에 수용체 단백질이라는 특별한 장치를 갖고 있다. 수용체 단백질에 신호가 결합되면 세포막 안쪽까지 모양이 바뀌면서 그 변화를 전달하게 된다.

 한번의 신호가 오게 되면 세포에 존재하는 신호연결 단백질 분자들에 계속 일련의 변화가 일어나며 신경전달물질 분비, 유전자 발현, 세포분열, 세포이동 등의 여러 가지 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이 같은 과정을 신호전달이라 부르며, 특히 뇌에 존재하는 신경세포들에 매우 발달돼 있다.

 세포 내 연결관계를 모두 고려하면 생명체에는 이런 다차원적이고 복잡한 분자 및 세포 네트워크가 존재한다. 네트워크를 따라서 여러 가지 형태로 신호의 흐름이 형성되고 이를 통해 생명체 현상 및 기능이 조절된다. 신호전달연구는 이 같은 신호 흐름의 네트워크와 구성요소를 연구하는 것으로 각종 질병을 치료하는 데 응용되고 있다.

 예를 들면 암과 같은 난치성 질병들은 신호전달 네트워크 이상으로 발생하는 것이다. 암은 정상적인 신호전달이 이뤄진다면 사멸해야 할 세포가 신호전달체계의 이상으로 인해 죽지 않고 계속 성장하는 상태를 말한다. 따라서 암세포 성장과 관련된 신호전달 네트워크를 발견하고 규명할 경우 암치료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백혈병에 매우 효과가 높아 꿈의 항암제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글리벡과 같은 약품도 백혈병과 같은 혈액암의 신호전달 효소인 Bcr-Abl을 억제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이처럼 신호전달체계는 암뿐 아니라 당뇨·고혈압·치매와 같은 질병들의 원인규명 및 치료에도 적용되고 있다.

 결국 신호전달체계는 신경계·순환계·소화계·내분비계·면역계 등 모든 영역을 관장하며, 생명체는 가히 세포간 신호 네트워크의 결정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신호전달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기초에서 생명체의 원리와 질병의 원인들을 밝히는 연구는 무궁무진한 이용 가능성과 효과를 불러올 수 있는 연구 분야로 계속 각광받을 전망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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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화여대 세포신호전달연구센터 http://home.ewha.ac.kr/∼ccsr

 울산대 면역제어연구센터 http://irc.ulsan.ac.kr

 포항공대 생명공학연구센터 http://www.postech.ac.kr/center/p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