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문화·교육 등 각 부처들이 해당 관할영역의 디지털콘텐츠 산업 육성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B2B의 기반이 되는 산업용 콘텐츠 분야는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전통산업의 e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해서는 국내외 업종별 시황·경영·상품정보 등 ‘지식거래’의 내용물인 제반 산업용 콘텐츠의 지원·육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26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통부가 멀티미디어 콘텐츠, 교육부가 교육용 콘텐츠, 문화부가 게임 등으로 특정 콘텐츠 산업에 각각 자금·기술개발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으나 산업용 콘텐츠는 지난해 이후 지원사업은 물론 관할 부처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산업용 콘텐츠는 지난 99년 정통부 주관의 ‘우수 IP상 시상제도’에 잠깐 전문계 콘텐츠로 오른 뒤 지난해부터는 민관 공동의 각종 시상제도에서도 자취를 감췄다. 산업용 콘텐츠 개발업체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부르짖는 e비즈니스·B2B 활성화의 촉매제가 될 산업용 콘텐츠 분야는 어떤 지원책도 찾아볼 수 없는 것은 물론 해당 부처도 모호해진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현재 산업용 콘텐츠의 용도가 주로 B2B라는 점에서는 주무부처인 산업자원부가 유력한 지원 대상으로 여겨지지만, 콘텐츠는 산업기술기반조성 사업의 지원대상에서 배제되는 것은 물론 ‘B2B시범사업’에서도 표준화·네트워크 등 기반구축에 묻혀 적절한 지원혜택을 얻지 못하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콘텐츠산업을 직접 육성·지원하는 시책은 없다”면서 “필요성은 있지만 B2B와 관련된 세부 업종이 워낙 많아 모든 분야를 일일이 지원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산업용 콘텐츠가 B2B 활성화를 견인할 수 있는 ‘지식’이라는 점, 대다수 정부 프로젝트가 결국 공공사업에 그친다는 점 등을 들어 직접적인 육성·지원도 촉구하고 있다.
원자재가격정보서비스 전문업체인 코리아피디에스 김호빈 사장은 “현재 공공 DB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지속적인 유지·관리와 콘텐츠 갱신이 안된다는 점”이라며 “비록 지원의 우선순위에서 밀리더라도 지금처럼 민간의 콘텐츠산업을 방치할 경우 향후 B2B 국가경쟁력에서도 커다란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통부는 산업기반조성사업의 일환으로 멀티미디어 콘텐츠 산업 육성에 올해만 200억원 가량을 투입해 기술개발자금·정보통신펀드·공동장비지원에 나서고 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