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수 센터링했습니다. 최용수 뛰어올라 헤딩 슛, 골∼인.’
‘마이클 조던, 샤킬 오닐을 페인팅으로 제치고 덩크 슛, 골인.’
스포츠 중계가 아니다.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e스포츠게임의 중계장면이다.
피파2002(축구), NBA라이브(농구), 하이히트베이스볼(야구) 등 스포츠게임으로 펼쳐지는 e스포츠가 인기다.
스타크래프트류의 논픽션 전략시뮬레이션게임에 싫증을 느낀 게이머 그리고 스포츠게임 특유의 박진감과 사실성, 다양한 기술 발휘를 높이 평가하는 게이머들이 e스포츠에 속속 참여하고 있다.
경기를 지켜보는 관객들의 반응도 뜨겁다. 특히 게임을 잘 알지 못하는 초보자들은 대환영이다. 게임규칙이 현실에서 펼쳐지는 스포츠와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보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굳이 차이를 찾는다면 경기시간이 다소 짧다는 정도. 그래서 경기가 한참 진행중인 중간에 관람을 시작하더라도 내용을 이해하는 데 무리가 없다.
스포츠게임은 이밖에도 e스포츠 종목으로 많은 매력을 갖고 있다.
먼저 현실에 존재하는 선수들을 게임상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피파2001의 경우 프랑스의 지네디 지단·영국의 마이클 오웬·한국의 김도훈 등이, NBA라이브는 마이클 조던·샤킬 오닐·빈스 카터 등 스타플레이어가 게임에 등장한다. 이에 따라 관람객들은 마치 스포츠경기를 지켜보듯이 게임을 관람하게 된다. 특히 좋아하는 선수들이 e스포츠내에서는 어떤 경기를 펼치는가를 주목하게 된다. 실제로 스포츠게임에서 스타플레이어들은 상대적으로 뛰어난 기량과 기술을 갖고 있어 두각을 나타낸다.
또한 다른 유형의 게임들에 비해 다양한 사전 세팅을 할 수 있다는 것도 흥밋거리다. 사전 세팅에는 선수구성, 경기전술 등을 꼽을 수 있다. 피파2001에서는 한국대표팀의 포워드로 김도훈, 최용수, 이동국 등 게이머가 원하는 플레이어를 골라 경기할 수 있다. 또 3-4-3, 4-4-2, 3-5-2 등 다양한 전술을 선택해 플레이할 수도 있다. NBA라이브와 하이히트베이스볼도 마찬가지다.
이와 함께 스포츠게임으로 펼쳐지는 e스포츠는 해설 또한 흥미를 더해준다. 마치 스포츠 중계를 보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아나운서와 해설자의 멘트는 경기의 흐름을 정확하게 집어준다. 특히 경기에 앞서 게이머들이 고른 팀과 선수들에 대한 소개는 시청자들에게 또 하나의 정보다. NBA라이브 종목에서 LA레이커스팀에는 샤킬 오닐, 코비 브라이언트 등의 선수들이 있으며 이들 선수가 현재 미국 NBA리그에서는 어떤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다.
전문가들은 스포츠게임으로 펼쳐지는 e스포츠가 조만간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스포츠게임은 매년 시나리오가 크게 변하지 않은 가운데 새로운 버전이 출시되는 등 프로게이머들이 실력을 발휘하면서 활동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스포츠에 대한 인기가 쉽게 시들지 않는 것도 스포츠게임이 e스포츠의 핵심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요인이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