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낙경의 벤처만들기>(25)벤처의 효과적인 영업전략

 가파른 비탈에 매달리듯 서서 한 해의 마지막 달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해 실적을 정리하고 새해 사업계획을 마무리하느라 IT벤처들의 사무실은 이른 아침부터 열기가 뜨겁다.

 “올해 영업목표를 맞추려면 좀더 열심히 뛰어봐” “내년에는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좀더 확실한 수익모델은 없을까” “매출이 있어야 투자를 받을 수 있는데”….

 회의 내용은 각기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바로 어떻게 하면 매출을 올릴 수 있을까, 즉 영업실적 때문에 전전긍긍하는 것이다.

 지불인증서비스업체인 A사가 지난해 3월 처음 서비스를 시작할 때만 해도 월매출액은 7000원이 전부였다. 기술이 경쟁사에 비해 뒤떨어진 것도 아니고, 전자상거래 증가와 함께 시장전망도 낙관적이었지만 제대로 된 영업활동이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그러나 A사에 새 영업조직이 합류하면서 영업전략을 세우고 발로 뛰어다니기 시작한 지 1년반 만에 2000개가 넘는 인터넷 쇼핑몰 사이트를 고객으로 확보해 현재 지불인증업계에서 1일 거래액 규모로는 선두를 점하고 있다.

 이 회사의 B영업이사는 소프트웨어에서 SI·통신장비에 이르기까지 정보통신 영업 분야에서만 20년 가까이 잔뼈가 굵은 영업맨이다. 아직 개인용 PC를 잘 다루지 못하지만 그는 부끄러워 하지 않는다. 그에게 밤낮없는 삶의 현장은 PC 앞이 아니라 고객의 사무실이다.

 그는 회사 이름도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작은 인터넷 쇼핑몰부터 접촉을 시작해 손꼽히는 대형 사이트들을 두루 고객으로 유치하는 놀라운 성과를 얻어냈는데 그가 밝힌 비결은 이렇다.

 첫째, 잠재고객이 당면하고 있는 어려움이나 요구사항(needs)을 먼저 읽고 충족시키려고 노력해야 한다.

 새로운 사업구상에 목이 마른 고객들이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를 문서로 꾸며 전해주거나 당면과제에 대해 고민을 나누는 자세는 양측의 긴장감을 풀어주고 신뢰감과 친밀함을 형성시킨다. 아이디어 하나로 사업에 뛰어든 대부분의 인터넷 기업 고객들의 고민을 함께 하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둘째, 고객이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유형을 파악해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가 가진 유용성을 표현하는 데 적극 활용한다. 아쉽게도 이 대목에서 대부분 자신의 일방적인 언어표현으로 자사 제품과 기술의 우수성을 침이 튀도록 설명하는 데 치중해 결국 실패하고 만다. 이들은 왜 영업에 실패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셋째, 아주 작은 모험부터 시작해야 한다. 단번에 큰 거래가 성사되는 것은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 작은 프로젝트부터 거래를 시작해야 큰 거래로 옮겨갈 수 있는 ‘징검다리’가 생긴다. 그리고 고객사 담당자의 도움으로 거래문제를 해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내부 도우미의 자료와 지식을 활용해 영업을 수주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오늘도 많은 벤처기업의 영업담당자들은 어떻게 하면 매출을 올릴 수 있을까 궁리하며 짧은 하루를 보내고 있을 것이다.

 한 번쯤 멈춰 서서 차디 찬 테헤란로의 하늘을 응시하고 고객의 마음속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벤처야, 날자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