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판매 1위 홈PC, 삼성 매직스테이션을 살까. 세계 판매 1위 홈PC, hp 파빌리온을 살까.’
지난 9월 비교광고가 전면 허용되면서 PC제품에도 과감한 비교광고가 도입되고 있다.
가장 먼저 비교광고를 실은 곳은 한국hp. 한국hp는 지난 10일부터 시장조사기관인 IDC자료를 인용, 자사가 세계 홈PC 분야 1위임을 내세우는 비교광고를 시작했다. 비교대상은 수년째 국내 PC판매 1위를 지켜온 삼성전자. 한국hp 마케팅팀의 노정욱 과장은 “hp 파빌리온이 전세계 홈PC 시장 점유율 1위이며, 그만큼 성능과 디자인면에서 우수하다는 사실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비교광고를 택했다”며 “이전 광고와 달리 인지도가 짧은 기간에 크게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이를 무시하는 반응으로 일관하자 한국hp는 다소 실망하는 모습이다. 비교광고의 효과는 상대업체에서 맞대응할 때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hp의 광고를 본 후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했으나 맞대응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hp전략에 놀아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온라인 PC판매 업체인 나래앤컴퍼니도 최근 경쟁사와의 가격을 비교하는 ‘꼼꼼히 따져봐’라는 문안의 비교광고를 실었다. 나래앤컴퍼니는 현주컴퓨터와 현대멀티캡의 경쟁제품과 비교, 나래해커스 PC가 가격과 사양에서 모두 뛰어나다는 것을 강조했다.
기존 비교광고는 회사이름을 대부분 이니셜로 표기했으나 이 광고는 현주컴퓨터, 현대멀티캡을 적시, 비교대상을 분명히 했다.
LGIBM은 비교광고는 아니지만 최근 경쟁사들이 노트북 PC에 데스크톱 CPU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LGIBM의 노트북 PC는 모바일 CPU만을 사용합니다’는 광고문안을 집어넣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의 비교광고는 비교적 시장 점유율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후발업체들이 선두기업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그다지 파급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덩치가 비슷한 업체들이 경쟁업체를 대상으로 비교광고를 시작하면 상당히 재미있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에서는 최근에야 허용된 비교광고는 해외에서는 하나의 광고기법으로 정착될 정도로 보편화됐으며 렌터카 2위 업체인 아비스가 헤르츠(Hertz)를 대상으로 한 비교광고는 광고학계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정도로 성공적인 비교광고 사례로 꼽히고 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