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주제발표-휴대폰 산업의 중국시장 진출 전략

◆이준수 팬택 영업본부장

 국내산업의 중국 의존도가 커지면서 휴대폰 분야도 우리에게 기회가 되고 있다.

 최근 데이터퀘스트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의 세계 휴대폰 시장 실적은 9400만대 규모로 작년동기 대비 10% 정도 하락했다. 지난 9월까지의 누적 선적량은 2억8000만대로 올해 말을 기준으로 보면 4억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아시아는 세계 휴대폰 시장의 약 26% 규모로 급성장이 예상되고 있는 시장이다. 특히 중국은 지난 7월 기준으로 1억명 이상의 이동통신서비스 이용자를 보유하게 됐으며 연간 25% 가량의 성장이 예측되고 있다. 또 연간 2500만∼3000만명의 신규 가입자가 예상되며 대체 수요도 연간 1000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그동안 GSM방식의 이동전화서비스를 제공해 온 중국은 최근 자국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CDMA망을 구축하고 있으며 1기 공정이 마무리되는 올해 연말까지는 1500만회선이 구축될 전망이다.

 올해 중국 CDMA단말기 시장은 약 400만대가 유통되고 100만명 가량의 가입자가 예상된다. 2002년에는 단말기의 경우 약 1000만대, 가입자는 25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GSM방식의 경우에는 올해 7500만대 규모에서 2002년에는 CDMA의 영향으로 6500만대로 축소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처럼 거대한 중국 휴대폰 시장에 국내 휴대폰 산업이 효율적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요소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먼저 대기업의 경우 자금·인력에서 어느 정도 여유가 있기 때문에 자체 브랜드를 개발해 지속적으로 시장에 소개하는 것이 보다 이익을 많이 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자체 브랜드를 소개해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이 기업의 자금활용 측면에서 위험이 클 수도 있기 때문에 ODM과 같이 개발은 주도적으로 하되 브랜드는 시장에 친화력이 있는 중국 업체의 브랜드를 사용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중소기업들은 품질과 신제품의 개발일정 준수 등에서 비교 우위에 서는 것이 확률적으로 낮으므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각을 해야한다.

 둘째로 역할 분담을 통한 다양한 진입을 시도하는 게 필요하다.

 국가적인 관점에서 보면 몇몇 대기업이 국내 시장의 우위를 활용해 자체 브랜드로 중국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은 장기적으로 지속되기 어렵기 때문에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대기업은 자금과 인력이 많이 소요되는 주요 부품의 개발에 보다 치중하고 중소기업은 휴대폰의 조립에 치중하는 방안도 고려 될 수 있다.

 대기업이 주요 부품에서부터 완제품에 이르기까지 수직 생산을 강화하는 경우 부품에서부터 완제품에 이르기까지 전체 제품이 경쟁력이 있어야 하므로 성공 확률이 낮아진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시장이 정체되거나 수요가 줄어드는 경우에는 고정비의 부담을 혼자서 다 떠안아야 하는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중소기업들도 대기업이 개발한 주요 부품의 고객사임을 인식하는 자세의 전환이 필요하다. 대기업에서 많은 투자를 통해 개발한 미완성의 부품에 대해 위험을 안고 시장성을 검증하는 작업은 우리나라의 중소기업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마지막으로 관련산업이 동시에 진출하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

 단순히 휴대폰 산업의 중국시장 진입이라는 시각에서 벗어나 중국 사람들이 보다 효과적으로 무선단말기를 사용하고 중국의 무선단말기 산업이 보다 효과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함께 연구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양국간에 장기적이며 우호적인 무역관계가 성립될 것이다. 아울러 IT기업들은 한국 시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장의 검증을 거친 CDMA 솔루션을 제공하면서 WCDMA를 공동으로 진행하는 노력 등이 필요하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