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재 아이큐브 사장
중국의 WTO체제 가입에 따른 환경 변화는 한국의 소프트웨어 기업들에는 기회와 도전이라는 양날로 다가오고 있다.
중국시장의 확대가 이전보다 커진 파이에 대한 경쟁의 격화를 의미한다고 볼 때 한국 소프트웨어기업들과 중국에 진출한 대기업 및 일류기업간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다. 또 중국 기업들은 선진 자본 및 기술을 도입해 중장기적 경쟁력 갖추게 되면서 수년내에 한국 기업들을 추월할 가능성도 있다.
동시에 중국은 IT산업이 고속 성장하면서 소프트웨어 산업의 기반도 충실하게 확충될 전망이다. 여기에다 관세 인하 및 비관세 장벽이 개선되면서 소프트웨어에 대한 무관세 방침과 불법복제, 지적재산권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중국은 PC 시장 규모가 지난해 717만대로 연 20% 이상 성장할 정도로 IT산업이 고도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전산화는 50% 수준이고 소프트웨어도 다양하지 못하지만소프트웨어 시장 규모와 성장가능성은 굉장히 크다. 또한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이 급증하면서 이 분야에 대한 투자와 M&A도 크게 늘고 있으며 소프트웨어 유통시장의 개방 등으로 글로벌 경쟁 환경이 갖춰지고 있다.
성숙된 기술·시장 구조에 따른 보수적·폐쇄적 색채를 띠고 있는 일본 소프트웨어 시장의 경우, 상당히 정형화돼 있으며 꾸준히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올해 전체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는 12조7000억엔 규모로 추정되는 가운데 네트워크·비즈니스 관련 수요 및 인터넷 보급에 따른 관련 시스템 수요가 늘고 있다. 특히 올해 10월 이후 ADSL 같은 광대역 보급에 나선 가운데, 여기에 5조엔 정도를 투입할 것으로 예측될 정도로 관련 소프트웨어 및 온라인 콘텐츠 수요도 급속히 확대될 전망이다.
이처럼 중국과 일본의 소프프트웨어 시장이 개방되고 확대된다고 해서 한국의 소프트웨어 업체들에 좋은 것만은 아니다. 지금까지 국내 시장에서 누리던 프리미엄을 해외에서는 더이상 누릴 수 없다.
소프트웨어 성숙도면에서는 일본이 가장 앞서고 있으며 한국은 그 다음이다. 중국은 성숙도가 떨어지지만 시장 규모가 크다.
한국의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일본에 비해 전체적인 경쟁력이 뒤지지만 기술개발 속도 측면에서는 경쟁력을 갖고 있다. 특히 한국의 소프트웨어업체들은 임베디드, 디지털 가전 관련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4년 전부터 일본 시장에 진출한 아이큐브는 현지 업체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데 개발·유지 부문은 한국에서 맡고 있고, 제품 공급은 일본 현지 파트너가 담당하고 있다. 앞으로는 즉시 공급이 가능한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일본의 광대역 서비스 보급 등 신사업 기회를 적극 활용할 생각이다.
중국에서는 토털 시스템 기반의 사업을 펼치는 한편, 하드웨어 분야와 연계하는 동반진출을 고려하고 있다.
특히 중국·일본의 현지 파트너와 철저한 사업준비 및 현지화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 소프트웨어 산업은 기술산업이면서 동시에 문화 산업이기 때문에 같은 한자문화권으로서 문화적 동질성과 이해력 우위를 기반으로 해 나갈 작정이다.
결국 중국·일본 소프트웨어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안정적 인적 네트워크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보다 프로세스에 의존적인 특성이 강하기 때문에 안정적 네트워크 확보가 요구된다.
또 현지기업의 노하우를 적극 활용함으로써 마케팅 등 시장 밀착 요소는 현지 기업이 맡고 한국기업은 소프트웨어 공급과 원천기술을 담당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아울러 중국·일본에 대해 상당히 전향적인 사고와 수용적인 자세도 필요하다. 중국에 비해 우리가 기술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의식은 떨치고 현지인과의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중국·일본에 대한 올바른 정보·지식과 함께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의 성공 및 실패 사례를 공유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