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주제 발표-한국기업의 아시아 IT시장 진출기회

◆강문석 TG아시아벤처스 사장

 

 올 들어 전 세계 IT산업의 주식가치가 70∼80% 하락했다. 미국 나스닥(NASDAQ)의 경우 인터넷주의 버블로 인해 주가가 50%나 하락했다. 여기에다 ‘9·11테러’와 ‘테러와의 전쟁’으로 세계경제가 급속히 침체됐다. 또 투자 수익률의 격감으로 새로운 펀딩이 어려운 실정이다.

 현재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벤처기업들이 투자를 받는다는 것은 매우 힘든 상황이며 국내 여건도 마찬가지다. 펀드 조성도 굉장히 어렵다. 지난달 홍콩에서 열린 세계 벤처캐피털 관계자 모임에서도 펀드 조성이 몹시 어렵다는 의견들이 주류를 이뤘다.

 IPO 역시 곤란한 실정이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200여 기업이 IPO에 올라갔으나 올해 들어서는 30여 기업만이 IPO를 할 정도로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다 소비지출 감소로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그렇지만 아시아시장은 위기와 기회가 모두 공존하고 있다.

 미국 중심의 경기침체가 일어나고 있지만 세계 3대 경제축의 하나인 아시아는 아직까지 하드분야에서 세계의 제조기지라는 것은 부동의 사실이다.

 일본은 여전히 세계 제2의 시장이고 중국은 매년 7%의 GDP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인도는 영어사용이 가능한 IT인력의 공급처다.

 동아시아지역의 경우 소득 상승이 뚜렷하다. 중국은 매년 7%의 GDP 성장을 하고 있으며, 동부해안지역은 소득이 3000∼4000달러대를 오르내리고 있으며 무선통신의 발전도 예상되고 있다.

 지난달 세계 벤처캐피털 업계 관계자 모임에서는 논의가 중국에 집중되었다. 지난 2∼3년간의 모임에서는 한국이 이슈가 되고 기회라는 얘기가 주류를 이뤘으나 이번 모임에서는 중국이 마지막 남은 기회라는 의견이 주류였다.

 외국 벤처캐피털들은 일본에 대해서는 리스트럭처링 측면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경제규모가 워낙 큰데다 구조조정이 가시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중국이 이데올로기적인 적대관계에서 경제협력 우방으로 가고 있다는 현실을 주시해야 한다. 그동안 미국과 일본을 우방이라고 배웠지만 중국·북한에 대해서는 이데올로기적 문제로 배우지 못했었다.

 중국은 WTO 가입에 이어 내년 뉴라운드 출범 및 2008년 올림픽 개최로 연결되면서 투명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중국은 외화가 엄청나게 넘쳐나면서 매년 400억달러 이상이 들어오고 있다.

 외국 IT 제조업체들이 중국으로 이전하고 있으며, 해외에 나가 있던 엘리트들이 중국으로 다시 들어가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첨단 기술이 실시간으로 즉시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대만도 노트북 생산기지를 최근 중국으로 옮긴다고 발표했으며 일본도 반도체 생산라인을 상하이로 이전하고 있다.

 이를 놓고 볼 때 한국이 중국과 협력을 하지 않으면 더이상 이슈가 안된다. 이러한 현실을 주지해야 한다.

 외국의 세계적인 투자업체들의 경우 중국이 새로운 생산기지가 되면서 네트워킹이 필요하고 이에 따른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통신·반도체·광부품·소프트웨어·미디어·헬스케어 분야와 같은 분야에 집중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TG아시아벤처는 현재 5000만달러 규모의 ‘한중무선기술벤처펀드’를 준비하고 있다. 이 펀드의 가장 큰 특징은 중국인들이 투자를 했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와 상하이시의 지원아래 상해실업·동방통신 등 주요 중국기업에서 자금을 받아 펀드를 만들고 이를 한국의 정보통신업체들과 연계했다.

 TG아시아벤처는 내년부터 이 펀드를 중국에 진출하는 업체에 집중 투자할 계획인데, 펀드에 참여한 중국 업체들이 한국 업체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