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휴대단말기(PDA)에 들어가는 핵심부품들이 잇따라 국산화됨에 따라 국내 PDA제품의 경쟁력이 한단계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PDA 제품원가에서 70%를 차지했던 TFT LCD, CPU, 플래시메모리 등은 전량 수입에 의존, 국산 PDA 역시 이동전화단말기와 마찬가지로 ‘속빈 강정’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최근 잇따라 PDA 관련 핵심 부품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내년에는 PDA의 국산화율이 크게 높아지는 한편 국산 PDA 단말기 수출경쟁력 강화에도 일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3.5인치 반사형 TFT LCD 시제품을 출시한 데 이어 연말부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번에 개발된 3.5인치 TFT LCD 제품은 240×320의 해상도를 지원하는 포트레이트 타입으로 기존 투과형 제품과 달리 전력소모량을 절감할 수 있는 반사형 제품이다. 특히 TFT LCD 제품은 수입시 관세가 8% 부과돼 국내 PDA업체들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했으나 국산 제품이 개발됨에 따라 관세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7, 8곳의 PDA 개발업체가 삼성전자의 시제품을 구입, 제품 개발에 들어간 상태이며 두께도 경쟁제품과 얇거나 비슷한 수준인 2㎜로 알려졌다.
데이터를 저장하는 데 사용되는 플래시메모리도 최근 국산화됐다. 삼성전자는 최근 PDA나 이동전화단말기에 사용할 수 있는 256Mb 낸드형 플래시메모리칩을 출시했다. 보통 PDA에는 데이터 저장속도가 빠른 인텔의 NOR형 플래시메모리가 사용돼 왔으나 삼성전자의 이번 제품은 S램과 ut램을 내장, 속도를 개선함으로써 PDA에서도 충분히 사용가능하다는 평가다. 특히 NOR형 제품과 비교해 16MB 용량 기준시 최대 20달러 가량 가격 인하요인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관련, 삼성전자의 PDA개발팀이 이를 채택한 PDA를 개발중이며 타 업체들도 이 제품을 채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인텔이 7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보여온 마이크로프로세서도 내년 2월에 국산 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ARM9 코어를 기반으로 하는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최근 개발하고 내년 2월 양산에 착수한다. 이 제품은 경쟁제품인 인텔의 스트롱암(206㎒)칩보다 클록수는 203㎒로 조금 느리지만 동영상 재생, 전력소모, NAND형 플래시메모리 지원을 통한 가격절감 등에서는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미 한 게임기 업체가 이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이용, 제품양산에 착수했으며 국내 PDA업체들도 기술지원이 용이한데다 가격인하 요인 등을 들어 이 제품 도입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PDA업계 한 관계자는 “PDA의 핵심 부품이 잇따라 국산화됨으로써 단기적으로는 관련 부품의 인하효과는 물론 장기적으로는 전반적인 국내 PDA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미 기존 부품 공급업체들이 가격인하를 검토하는 등 국산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