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정보기술(IT)주들이 주목받고 있다.
올해 경기악화로 구조조정에 나섰던 일부 IT업체들이 최근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면서 구조조정 테마가 떠오를 전망이다. 증시의 분위기가 호전되면서 구조조정의 긍정적인 측면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증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완연한 상승세로 돌아선 증시가 악재보다는 호재에 민감해지면서 LG전자, 동양시스템즈, 데이콤 등 구조조정 관련 IT주들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15일 내년 4월부터 전자계열 지주회사인 LGEI와 사업자회사인 신설법인 LG전자로 기업을 분할하는 안을 발표한 후 주가가 30% 이상 상승했다. 이번 기업분할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계열사를 포함한 비핵심 관계사의 보유지분을 신규 지주회사로 넘겨 재무적 리스크를 줄이려는 LG전자의 의도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외국인 등 투자가들이 주식을 매입했기 때문이다.
최인호 현대증권 연구원은 “LG전자 경영진은 향후 계열사 관련 리스크를 털어버리고 핵심부문에만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지주회사 구조가 완성되는 내년 4월이면 기업의 투명성 문제는 대부분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반기 실적부진으로 고전했던 동양시스템즈도 구조조정주로 주목받고 있다. 상반기 경상이익이 7억원에 불과했던 이 회사는 지난 9월 구조조정을 마무리한 후 매달 5억원이 넘는 경상이익을 달성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매출 1100억원, 경상이익 45억원 달성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동양시스템즈는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수익이 떨어지는 사업분야의 인원을 100명 가량 줄이면서 안정적인 이익구조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주가는 이날 실적개선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날보다 7% 이상 상승했다.
데이콤도 대표적인 구조조정 관심종목이다. 아직까지 만족할 만한 구조조정 성적표를 내놓고 있지 못한 게 흠이지만 내년부터는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된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한화증권은 27일 투자보고서를 통해 “데이콤이 인원감축 등 구조조정의 성과로 연간 150억∼180억원 가량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경상이익의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콤은 3분기에 구조조정의 성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분기대비 각각 3%, 44% 증가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밖에 하이닉스반도체, KEP전자, 유양정보통신, 한솔전자, 이스텔시스템즈, 메디슨, 삼보컴퓨터 등도 구조조정 관심종목이다. 이들 주식은 아직까지 구조조정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지 못해 고전하고 있지만 최근 증시 분위기가 호전되면서 낙폭과대주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정환 SK증권 연구원은 “IT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구조조정 IT주들이 돋보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실적개선을 이끌어 내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