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 총력지원체제 구축 추진 배경 뭔가

 시스템온칩(SoC) 핵심기술 확보와 연구개발(R&D) 인력양성은 D램생산에 편중돼 있는 국내 반도체산업을 비메모리분야로 확대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선결과제다.

 차세대 디지털 컨버전스 제품의 등장으로 급격히 변화하는 이동통신과 멀티미디어의 표준기술을 따라잡고 다양한 기술을 하나의 반도체로 구현하는 SoC 기술력의 확보가 향후 반도체시장에서의 승패를 가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동안 기업의 인력구조나 대학 반도체 관련학과의 교육, 연구기관의 기술개발 방향이 모두 D램을 기반으로 한 반도체 대량생산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SoC 경쟁력 강화는 상당한 난관에 부닥쳐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심각한 SoC 인력난=삼성전자는 최근 향후 비메모리반도체 전략을 발표하면서 관련 R&D인력을 1500명에서 오는 2003년까지 2배로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가 D램이 아닌 비메모리분야에서도 선두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인프라라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현재 삼성전자는 이같은 계획추진에 상당한 애로를 겪고 있다. 비메모리의 핵심으로 떠오른 SoC 설계분야의 전문인력을 좀처럼 확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은 비메모리 반도체분야에 집중하고 있는 중소 반도체업체들에서는 더욱 심각하다. 10여명 남짓의 기술개발인력으로 구성된 만큼 경험있는 전문인력이 필수적이지만 시스템과 반도체분야를 고루 경험한 알짜 인력은 눈을 씻고 봐도 없다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교육체계 다시 짜야=기업들은 이같은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총체적인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일단 대학교육에서부터 새로운 시대에 맞게 설계교육을 강화하는 등 커리큘럼이 개선돼야 하고 해외 전문 교수진도 유치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단기적인 성과를 위해서는 산학연이 연계해 필요한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집중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지원아래 상용기술을 개발하고 인력도 양성할 수 있는 연구개발센터의 설립이 대두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스코틀랜드의 알바센터나 벨기에의 아이맥, 스웨덴의 SoC클러스터 등 해외 모범사례들도 충분하다. 반도체분야의 후발 국가들도 SoC 설계 및 기획을 담당할 전문인력을 양성하면서 속속 반도체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관 공조가 시급=대학을 중심으로 SoC리서치센터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도 정통부가 ITSoC캠퍼스를 설립하려는 것도 모두 SoC 인력난에서 기인한다.

 하지만 최근의 움직임들이 한국 반도체산업의 구조조정과 대안마련이라는 큰 틀에서 추진되기보다는 개별 주체들이 자의적 관점에서 산발적으로 내놓고 있다는 데 문제점이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학은 산학프로젝트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에서, 정부는 주무영역의 확대라는 목적에서 각각 기획안을 내놓기 때문에 종합적인 대안이 나오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SoC핵심기술과 인력양성이 시급하는 점에는 모두 공감한다”면서도 “효율적인 대안을 위해서는 정부와 산학연이 공동 참여하는 인력양성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