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행정전산망 프로젝트에 대한 최종 계약이 체결된 것을 계기로 앞으로 동남아 시장을 겨냥한 다양한 움직임이 국내에서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등 캄보디아 영향권내에 있는 인접 국가들의 경우 이번 캄보디아 프로젝트 수주모델을 상당부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이 지역에 대한 국내 업체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이며 EDCF를 활용한 이번 사례에서 보이듯 해외 프로젝트에 대한 접근방식도 상당히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일정=한국컴퓨터통신은 이르면 내달 중순부터 시스템 구축작업에 착수, 앞으로 2년 동안 시스템 개발을 진행하는 것으로 잡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크게 중앙부처 및 프놈펜시를 대상으로 한 e정부 사업과 주민, 부동산, 차량정보DB를 구축하는 행정전산망 구축작업 2가지로 진행된다. 여기에는 캄보디아 관방부, 시청센터와 전화국 사이에 고속 백본 네트워크를 설치하는 작업을 비롯해 27개 부처간 혹은 부처내 전자문서 교환 및 전자결재시스템 구축, e메일와 파일서버 구축이 포함된다. 이를 위해 캄보디아 주민 110여만명의 정보와 20여만필지의 부동산 데이터, 34만여대의 차량 데이터에 대한 DB화 작업이 이뤄진다.
이를 위해 한국컴퓨터통신은 현지법인인 유니SQL캄보디아 인력을 비롯, 현지 협력사와 국내 컨소시엄 파트너사의 관련인력을 상주시키면서 시스템 개발을 진행할 계획이다.
◇파급효과=이번 캄보디아 프로젝트 수주를 통해 얻는 경제적, 문화적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캄보디아 국가 운영의 핵심인 행정전산망을 우리나라 기업의 힘으로 구축함으로써 후속 프로젝트는 물론 여러 가지 부수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캄보디아는 이번 행정전산망 프로젝트를 제대로 된 최초의 통합 IT프로젝트로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이제까지 아시아개발은행(ADB)이나 유엔경제개발협력기구(UNDP) 등의 지원을 통해 선거시스템 등 부분적인 IT시스템 구축이 이뤄졌지만 네트워크화가 안돼있어 지속적인 활용이 불가능했기 때문. 특히 대부분 한두번 관심을 보이다 철수하는 다른 국가 기업과는 달리 한국기업의 경우 장기적이고도 지속적인 관심을 보였으며 캄보디아의 행정전산망 IT모델을 함께 그려감으로써 이 나라 정부의 전폭적인 신뢰를 얻었다. 따라서 앞으로 캄보디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프로젝트에서 한국기업이 보다 유리한 위치에서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인도차이나반도권에서 허브역할을 하고 있는 캄보디아 프로젝트를 수주함으로써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등 다른 국가의 IT시장에서도 한국기업의 위상이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몇몇 캄보디아 현지 업체의 경우 한국기업과 손잡고 자국의 영향권에 있는 베트남, 라오스 등의 IT프로젝트를 적극 발굴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놈펜(캄보디아)=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
<인터뷰> 강태헌 사장
“이제 조그만 씨앗을 하나 뿌렸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IT수출을 위해 더욱 열심히 뛰겠습니다.”
캄보디아 행정전산망 프로젝트 수주 주역인 한국컴퓨터통신 강태헌 사장은 “이제 시작할 뿐이며 앞으로 더 많이 노력하는 일만 남았다”고 겸손해했다. 강 사장은 이번 계약으로 단기적인 매출효과는 물론 장기적인 파급효과 역시 상당할 것이라며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IT수출에 더욱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중소벤처로 큰 성과를 이뤘는데 어떻게 가능했나.
▲단기간에 승부한다는 조급함을 버리고 2∼3년간 집중적으로 관심을 가져온 것이 결정적인 힘이 됐다. 대부분 몇 개월 동안 조사 차원에서 관심을 가진 외국 기업들은 많지만 우리 회사처럼 2년 이상을 캄보디아 행정전산망 프로젝트를 자기 일처럼 생각하고 열성적으로 달려든 기업은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국가 운영의 핵심인 행정전산망을 놓고 구체적인 그림과 기술, 제품을 모두 보여줌으로써 캄보디아 정부의 가려운 곳을 긁어준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 정부의 지원도 컸다. 전례가 없었던 캄보디아 EDCF 차관을 지원하겠다고 결정한 것이나 이 프로젝트를 위해 정통부 등 각 정부부처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
―앞으로 계획은.
▲일단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는 것이다. 양국간 신뢰가 걸려 있는 만큼 하나하나 다지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다른 동남아 국가의 IT수출 가능성을 타진하는 작업도 지속적으로 벌일 생각이다. 현지 파트너사와 협력관계를 긴밀하게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