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교세이사는 니치아사에 이어 세계 두번째로 청색 LED의 상용화에 성공했다. 청색 LED는 판매가격의 50% 이상이 수익으로 연결되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따라서 후발업체인 도요타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가격을 내리는 방식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도요타는 선발업체인 니치아 제품 가격에 비해 5% 정도의 낮은 가격으로만 청색 LED를 공급하는 정책을 계속 고수했다. 서로의 수익성을 보장해주는 것이다.
이처럼 동종 분야 시장에 함께 진출한 해외업체들은 가격담합으로 보일 정도로 과당경쟁을 지양한다. 이같은 모습은 해외 프로젝트 수주에서도 마차가지다.
미국이나 일본 업체들이 해외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처럼 단일 프로젝트를 놓고 이전투구를 벌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회사별 특화된 시장 영역과 초기 시장 진출에 대한 선점권을 서로 인정해 주기 때문이다.
결국, 해외 프로젝트 수주전에 참가하는 일본이나 미국업체들은 그 나라의 국가 대표 선수격인 셈이다. 정부는 물론이고 경쟁 업체들까지 하나가 돼 대표 선수의 승리를 응원한다. 제살깎기식 가격 경쟁이나 상대방에 대한 비방으로 다른 업체의 물량을 빼앗는 일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국내 업체들끼리의 흠집내기로 인해 입찰이 지연되고 심지어 사업이 무산될 위기까지 가는 우리의 경우와는 너무나 다르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