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헌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사장
외화 중에 ‘프로페셔널(The Professionals)’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당대의 내로라하는 총잡이, 활잡이, 칼잡이, 그리고 폭파의 명수 등이 모여서 처음에는 돈을 목적으로 어떤 ‘프로젝트’를 하게 되지만 결국은 인정에 끌려 돈을 마다하고 없던 것으로 한다는 줄거리다. 영화의 줄거리도 줄거리지만, 인상적이었던 것은 각자의 일이 주어지면 책임지고 해결해 낸다는 것이었다. 각자가 맡은 일에 대해서는 철저한 ‘프로 정신’을 가지고 임한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도 이런 프로 정신이 필요하다. 하찮아 보이는 일에도 자존심을 가지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실력을 가지고 있는 그런 프로 정신 말이다. 겉만 번질번질하고 실속없이 우왕좌왕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하는 일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고 또 책임 있게 해 낸다는 프로 정신 말이다. 다행히 많은 우리 기업에서는 벌써부터 이 프로 정신이 중요하게 대두되어 왔고 이제는 최고 경영자까지 전문가 위주로 발탁이 되고 있다. 더욱 다행스런 일은 이런 경우 전문가들이 전문가답게 대우를 받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직장에서도 일반관리보다는 전문성으로 일이 분류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물론 일반관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그리고 중요한 점은 전문가는 전문가답게 대우를 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거기에는 평생을 바쳐서 습득한 경험과 노하우, 즉 그들 나름대로의 지적 재산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거기에는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이제 이런 전문가 시대가 일반 기업뿐 아니라 공공기관과 공기업에도 과감하게 도입돼야 할 때다. 말단직뿐 아니라 최고 정책결정자 또는 최고 경영자에게까지 말이다. 정치적(?)으로 결정하고 정치적으로 경영하던 관행은 피 말리는 작금의 경쟁사회에서는 더이상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