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그룹 아바의 베스트 앨범 ‘The Definitive Collection’
386세대 치고 아바를 모르는 이는 아마 없을 것이다. 한 때 볼보 자동차와 함께 스웨덴의 양대 수출품이었을 정도로 아바의 상품적 가치는 대단했다.
아바는 74년에 ‘Waterloo’라는 곡으로 유러비전 송 콘테스트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들은 대회 출전을 위해 프로젝트 형식으로 만났지만 수상을 계기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아바라는 그룹명은 네 사람 이름의 이니셜을 따서 만든 것이다. 이들이 아바라는 이름으로 공식적으로 활동한 기간은 8년 밖에 되지 않지만 수십곡의 히트곡을 양산했다. ‘Dancing Queen’ ‘Mama Mia’ ‘Super Trouper’ ‘Chiquitita’ ‘The Winner Takes It All’ ‘One of Us’ 등 주옥같은 곡들을 써낸 아바의 베니 안데르손과 브요른 울바에우스는 비틀스의 폴 매카트니와 존 레논 이후 최고의 콤비 작곡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가창력이 뛰어난 아그네타 팰츠코그와 애니 프리다의 가세는 아바를 당시 유럽이라는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 세계적인 그룹으로 거듭나게 만들었다. 하지만 뛰어난 멜로디와 하모니, 그리고 세련된 편곡 등으로 지구촌 팬을 사로잡으며 활동하던 이들 부부 그룹은 79년과 81년에 각각 이혼하면서 82년, 결국 해체되고 말았다.
아바의 베스트 앨범은 타이틀과 수록곡을 달리하며 여러 차례 나왔다. 그 중 제일 유명한 베스트 앨범은 93년에 나왔던 ‘Abba Gold’와 ‘More Abba Gold’였다. 이 앨범들은 그야말로 그들의 히트곡을 중심으로 선곡된 앨범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나온 ‘The Definitive Collection’은 ‘결정판’이라는 타이틀답게 아바의 노래를 감상하고 그들을 이해하는데에는 최고의 텍스트로 구성됐다.
우선 다른 앨범에서는 볼 수 없었던 ‘Waterloo’ 이전 곡들인 ‘People Need Love’와 ‘He is Your Brother’ 등을 수록하고 있다. 또 앨범 수록곡들은 72년 최초의 리코딩부터 해체 당시인 82년까지 발표연도 순으로 정리돼 있으며 부클릿에는 각 노래에 대한 자세한 해설이 첨부돼 있다. 보너스 트랙으로 ‘Ring Ring’과 ‘Voulez-Vous’의 리믹스 버전이 삽입돼 있다.
일종의 ‘아바 연대기’라 할 수 있는 이 앨범은 386세대 이상에게는 ‘추억의 책가방’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 94년작 ‘뮤리엘의 웨딩’에 ‘Dancing Queen’ 등의 노래들이 삽입되면서 일어난 90년대 후반 아바 붐을 통해 그들을 알게 된 세대에게는 ‘요약판 참고서’ 역할을 성실하게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베스트 앨범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개중에는 고작 3장의 앨범을 압축(?)해 놓은 차마 베스트 앨범이라고 말하기 민망한 앨범들도 있다. 하지만 이번 아바의 베스트 앨범 ‘The Definitive Collection’은 기존 수많은 아바 베스트 앨범 중 최고라고 평가할 수 있으며 최근 발매된 여타 베스트 앨범 중에서도 단연 베스트라고 부를 만하다.
<팝 칼럼니스트·드라마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