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면도기업계 `초비상`

 국내 전기면도기산업에 비상이 걸렸다.

 망 또는 헤드의 수가 2개 이하인 중저가 남성용 전기면도기에 대해 적용되던 수입관세율이 다음달 19일 덤핑방지관세 부과가 종료되면서 현행 최대 32.04%에서 기본관세율 8%로 내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전기면도기 시장에서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5만∼10만원대의 중가대 면도기 부문이 외산 제품에 의해 장악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저가의 중국산 면도기가 대량으로 유입된다면 3만원대 이하의 저가 전기면도기 시장은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저가 제품에 대한 반덤핑관세 부과가 다음달 종료되면서 이를 계기로 외국 업체들의 공세도 벌써부터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내셔날파나소닉코리아는 30일 신제품 발표회를 통해 남성용 전기면도기에 대한 대대적인 판촉에 돌입할 예정이다. 내셔날파나소닉코리아가 이번에 선보일 제품은 3날 방식의 면도기 3개 모델을 비롯해 중저가 시장을 겨냥한 1망·2망 방식의 면도기 3종류, 건전지식 1망 방식 면도기 등 총 7가지다.

 특히 이 회사는 일본 현지에서 파견되는 전기면도기 담당인원과 국내 직원으로 구성된 팀을 마케팅부서내에 신설, 면도기 판매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현재 3날과 2날 방식의 면도기를 시판하고 있는 세이코 역시 면도기 판매비중이 가장 높은 7만∼9만원대 시장공략을 위한 공격적 마케팅을 계획하고 있다.

 세이코 제품을 취급하는 업체의 한 관계자는 “38.0%∼40.18%에서 부과되는 덤핑관세에 따른 수입단가 인상으로 인해 그동안 마진구조가 좋지 못했다”며 “이번 덤핑관세 종료를 계기로 10만원대 이하 면도기 판매확대에 상당한 기대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외국 업체들의 발걸음이 빨라지면서 국내 전기면도기 시장의 텃밭을 지켜온 조아스전자·유닉스전자 등 토종기업들은 대책회의를 갖는 등 주력품목인 중저가 시장수성을 위한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국내 토종 면도기 생산업체들은 저가형 브랜드 육성과 유통망 확충을 통해 활로를 찾는다는 방침이다.

 국내 시장에서 30%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조아스전자는 킹스타라는 저가형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가격차별화 정책을 통해 중국산 제품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또한 기존 재래시장은 물론 할인점·인터넷몰 등 신유통채널을 통한 매출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유닉스전자와 카이젤 또한 이번 덤핑관세 종료의 영향으로 저가의 중국산 면도기가 대거 몰려올 것으로 판단, 중국산 제품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킬 수 있는 기능성 면도기를 통해 시장잠식에 대처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전기면도기는 지난 96년 우림전자의 덤핑방지관세 부과신청으로 인해 무역위원회가 일본의 마쓰시타를 포함한 총 6개사 면도기에 대해 약 40%의 덤핑방지관세 부과를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이들 업체의 가격인상 약속제의가 받아들여지면서 일본의 마쓰시타와 산요는 20.68∼32.04%, 독일의 브라운은 18.51∼29%, 네덜란드 필립스는 28%, 중국 마쓰시타와 필립스는 25.62∼27.67%의 반덤핑관세율을 각각 부과받아왔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