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체 매출과 세전 순이익은 750억원과 75억원을 기록,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반적으로 볼때 보수적인 자금운영 시기지만 공장설비와 신규사업 등 꼭 필요한 부문에 투자는 계속하고 있습니다.”
김기태 디지탈퍼스트 이사(36)는 회사가 꾸준한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리버스 비즈니스모델’이라는 독특한 사업모델을 갖추고 위험을 최소화하는 가운데 돈되는 사업 중심의 회사운영을 해왔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일반적인 IT업체가 ‘기술개발―생산―유통’으로 성장해 가는 반면 디지탈퍼스트는 이 순서를 바꿔 유통에서 시작해 생산, 기술개발의 역순으로 사업을 진행해오며 큰 성과를 거뒀다는 얘기다.
탄탄한 영업조직과 많은 유통채널을 확보한 후 소비자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를 유통하면서 수익을 얻고 검증받은 상품을 국내 실정에 맞게 로컬화해 직접 생산하며 수익성을 높인다. 또 마지막 단계에서는 아이템 발굴부터 생산, 유통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연구개발을 통해 보다 높은 수익성을 얻고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김 이사는 “현재 사업분야는 유통이 80%, 제품생산이 20%에 그치고 있지만 향후 제품 생산비중을 50%까지 확대하며 영업이익률을 높여나갈 계획”이라며 “하지만 직접 제조는 검증받은 부문에서만 계속될 것이며 안정적 수익원인 유통사업의 비중은 꾸준히 50%를 지켜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공모가 4만원(액면가 5000원)으로 올 4월에 등록한 디지탈퍼스트의 현재 주가는 3만3000원 수준. 김 이사는 회사 부채가 전무한 상태고 동양증권·동부증권 등에서 코스닥시장의 대표적인 저평가 종목군으로 지목되면서도 주가가 시장의 큰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공모시 주주와 투자자들에게 약속했던 기업의 모양을 갖추느라 적극적인 기업설명회(IR) 등을 통해 회사를 외부에 알리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주가는 시장에서 바라보는 우리 회사의 가치라는 점을 잘 알고 있으며 올해말부터 대외에 정확한 기업가치를 알리는 데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이사는 그동안 회사가 적극적인 주가관리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에 내놓을 수 있는 카드는 더 많다고 말했다. 일일 평균거래량이 1만주에 못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액면분할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으며 유보된 현금을 통해 자사주 매입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고배당 정책은 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43%에 달해 상대적으로 소액주주의 이득이 적을 수 있어 이보다는 다른 방법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이사는 “회사의 모든 활동은 회사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만 이뤄져야 한다”며 “액면분할 시점은 주식시장이 본격 상승기에 들어섰다고 판단될 때 이뤄질 것이며 자사주 매입도 단순히 증시에서 유통물량을 줄이기보다는 평가이익을 얻을 수 있는 공격적인 형태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