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 이틀째 매도공세에 설설 기는 서울증시

 대세 상승을 논하던 주식시장에서 그동안 시장을 이끌던 외국인들이 이틀연속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것이 단기 조정인지 아니면 다시 시장 약세로의 전환인지에 모아지고 있다.

 아직 다수의 전문가들은 내년도 경기회복을 가정할 때 중장기 상승추세에 있다는 데는 동의하면서도 그동안 시장을 이끌었던 외국인들이 이틀연속 매도로 돌아선 데 따른 불안을 느끼고 있다. 그동안 거래소기준 200포인트 이상 주가가 급등하면서 조정의 필요성을 주장하던 분석가들조차 예상보다 주가 하락폭이 커지자 외국인의 동향을 살피며 단기적으로 위험회피가 우선돼야할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매도로 돌아선 것은 미국 증시의 이틀째 급락과 미국의 이라크 공격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게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또 부시 대통령의 북측에 대한 경고성 발언으로 그동안 이머징마켓 중 가장 부각되던 국내시장의 매력도가 떨어진 점도 빼놓을 수 없다.

 강현철 SK증권 책임연구원은 “그동안 외국인의 주식 매수는 당초 중장기 펀드의 비율 조정에 따른 것이었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물량 출회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외국인들이 더 이상 적극성을 띨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은 향후 투자시 가장 먼저 고려돼야 할 요소”라고 말했다.

 외국인의 매도전환으로 그 직격탄은 그동안 외국인들이 집중 매수한 삼성전자·SK텔레콤·LG전자 등이 받았지만 전문가들은 그래도 당분간 시장 참여는 여전히 거래소 시가총액 상위 IT기업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지수 상승기에 소외됐던 주변주들이 주가 하락기에는 동반약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향후 지수가 재차 상승을 시도해도 주변주로의 확산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다.

 이정수 신한증권 책임연구원은 “당분간 시장 전체의 흐름은 외국인의 매도 강도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공격적인 투자자들은 기존의 외국인 선호주인 삼성전자·LG전자·KTF 등의 저가 매수시점을 포착할 때며 보수적인 투자자들은 이들의 비중을 낮추고 향후 추이를 지켜보는 전략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동안 주가 상승폭이 낮았던 주변주로의 종목교체는 의미가 없어보인다”라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