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방향 디지털방송시대 `t비즈니스` 전망

 ‘시장 분위기는 무르익고 있지만 잠재 고객층의 이용성향과 사업자들의 기대감은 거리가 있다.’ 이번 조사결과를 집약한 표현이다. 사업자와 이용자층의 인식차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대목은 가격과 선호하는 서비스 종류. 세트톱박스 가격에서부터 서비스 요금에 이르기까지 이용자들의 요구는 현재로선 도저히 ‘수지타산’이 안맞는 수준이었고, 현재 사업자들이 생각하는 ‘킬러앱’도 거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결과를 요약적으로 짚어보면서 상용화에 바짝 다가선 양방향 디지털방송시대의 ‘t비즈니스’ 전망을 살펴본다.

 ◇조사 개요=우선 선호서비스의 경우 응답자 가운데 22%가 주문형비디오(VOD)를 꼽아 1순위에 올랐고, 엔터테인먼트(18.31%), 인터넷(17.22%)도 비교적 높은 비중이었다. 지금까지 사업자들이 예상한 TV가이드(EPG)나 양방향 이벤트광고는 각각 2.74%와 1.8%로 한참 밀려나 이용자층과 현격한 생각차를 드러냈다. 선호서비스도 연령별·성별에서 차이가 있었다. 남성은 VOD와 금융정보를, 여성은 생활정보를 상대적으로 우위에 뒀으며 연령이 낮을수록 엔터테인먼트에, 높을수록 생활정보·금융서비스에 무게를 실었다. 이용대상으로는 예상밖으로 주부층을 제치고 ‘자녀’라는 응답이 37.51%로 가장 높았다. 서비스 가운데 엔터테인먼트와 교육을 선호하는 경향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양방향 디지털TV의 가장 큰 특장점인 연동형 서비스의 경우 젊은 계층을 중심으로 지대한 관심을 끌고 있었다. 전체 응답자의 60% 이상이 양방향 연동서비스에 흥미가 많다고 답했다.

 디지털방송을 이용하게 될 핵심 동인으로는 많은 정보를 꼽았다. 특징적인 양상은 연령이 높을수록 화질을 우선적으로 든 반면 상대적으로 젊은층은 ‘양방향성’에 무게를 두었다는 점이다. 적정 이용요금 수준에서는 가장 선호하는 서비스인 VOD에서 사용자층의 인색함이 그대로 드러났다. 대다수 응답자들이 VOD 이용경비를 최소한으로 지출하려는 경향이 짙었고, 특히 1000원 미만이 전체의 80%를 넘었다. 세트톱박스 구매기준도 가격이 핵심적인 요인으로 꼽혔고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20만원 미만의 저가를 선호했다. 구매시기에 있어서는 응답자의 73% 정도가 내년말까지는 구입하겠다고 답했다. 지난 1년전 조사와 비교할 때 아예 구매의향이 없다는 응답이 30%에서 6%로 현저하게 줄어 시장분위기는 크게 성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양방향 디지털TV 이용에 앞서 시급히 해결돼야 하는 과제로 △안정적인 접속환경(32.78%) △프로그램과 정보서비스의 질(25.45%) △디지털TV와 세트톱박스의 가격인하(22.37%)를 각각 우선적으로 들었다. 설문에 참가한 유효 응답자 2114명 가운데 남성은 59%, 여성 41%로 비교적 고른 성별 분포를 보였고, 연령층에서는 20∼30대가 전체의 78%에 달했다.

 ◇t커머스=전자상거래(EC) 활용계층으로는 주부(42%)가 가장 유력했다. 잠재적인 이용성향에서는 PC를 통한 온라인 상거래와 매우 흡사했다. 구매희망 상품이 서적·예매·가전제품 순으로 나타난 것이나, 1회당 구매가격 10만원 미만이 81%로 다수를 차지한 점, 구매결제 방법으로는 전체의 56%가 신용카드를 꼽은 점 등이 유사한 사례다. 또한 전자상거래 활용시 중점 고려사항이 ‘보안’이라는 응답이 전체의 53%에 달해 이용자들은 온라인 비대면 거래의 불안감을 여전히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사점=이번 조사에서 소비자 행동예측을 도출한 결과 양방향 디지털TV에 대한 인식은 매우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 사용자들은 △양방향TV를 통해 일의 효율성이 높아진다 △우호적이지만 편하지는 않다 △사용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짧은 시간내 새로운 모델이 등장한다 △세트톱박스 가격이 하락할 때까지 구입을 늦춘다 △양방향TV를 알고는 있지만 상세하게는 모른다는 응답이 지배적이었다. 조사를 주관한 김진우 교수는 “사용자들의 인식은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는데 사업자의 준비가 전반적으로 미흡하다”면서 “가전업체외에 지상파·위성방송·중계유선(SO) 등 실질적인 방송주체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