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엔터테인]"찬바람 불기 시작하면 안방 시네카가 최고죠!"

 

 12월은 8월과 함께 비디오 마니아들이 가장 고대하는 달이다. 안방영화 감상에 최적합한 달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다양한 장르의 비디오가 적지 않게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우선 온가족이 모여 즐길 수 있는 크리스마스 특선이 가장 눈에 띈다.

 ‘바네사 윌리엄스의 디바 크리스마스’는 찰스 디킨스의 고전 ‘크리스마스 캐롤’을 현대판으로 리메이크한 코미디 뮤지컬이다.

 에보니 스크루지는 부와 명성을 거머쥔 최고의 팝스타이지만 다른 사람에게 성질을 잘내는 무례한 인물이다. 그에게 예전에 죽은 동료 말리 제이콥이 찾아오는데….

 ‘듀란 듀란’의 멤버였던 존 테일러가 출연해 화제를 모은 작품이기도 하다.

 론 하워드 감독의 ‘그린치’는 특수분장을 하고도 자유자재로 표정을 연출하는 짐 캐리의 연기와 환상적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성탄절용 가족오락물이다.

 노란 눈을 가진 그린치는 자신을 놀린 마을 사람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마을의 크리스마스 선물과 장식을 모두 훔친다. 하지만 결국 크리스마스 정신을 깨닫고 위기에 빠진 소녀를 구해준 뒤 마을 최고의 미녀와 사랑을 맺게 된다.

 우리 영화 비디오로는 김성수 감독의 ‘무사’가 단연 돋보인다. 우리 영화의 블록버스터화라는 새로운 장을 연 ‘무사’는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다.

 중국의 원·명 교체시기 명나라를 찾아간 고려 사신단이 간첩 혐의로 귀양길에 오른다. 귀양길에 원기병의 습격을 받아 간신히 살아난 일행은 고려로 돌아오려 하지만 여정은 험난하기만 하다.

 ‘이한치한이라고 했던가?’

 추운 겨울에 소름돋게 하는 공포물을 감상하면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한니발’은 90년대 스릴러 영화의 수작인 ‘양들의 침묵’의 속편. 이탈리아 한 극장에서 상영도중 산 사람의 뇌를 파먹는 엽기적인 장면을 본 관객이 실신하는 해프닝이 발생하면서 더욱 유명해진 작품이다.

 살인마 한니발 렉터 박사가 FBI 요원 클라리스 스탈링에게 메시지를 남기고 자취를 감춘 지 10년후 클라리스가 한니발을 다시 추적하는 내용이다.

 제니퍼 로페즈 주연의 ‘엔젤아이즈’는 ‘가을의 전설’과 ‘리셀웨폰’으로 잘 알려진 마크 캔튼 감독의 스릴러물이다.

 여형사 새론 포그는 생명의 은인인 독신주의자 캐치를 사랑하지만 그가 경찰청 기록에도 나타나지 않는 정체모를 인물임을 발견하고 크게 놀란다.

 예술영화는 특히 겨울에 잘 어울리는 장르다.

 에드 해리스 감독·주연의 ‘폴락’은 2차대전 후 미국 화단을 이끈 천재화가 폴락의 굴곡진 삶을 그린 전기영화다.

 자동차사고로 짧은 생을 마감해 화단의 제임스 딘으로 추앙받는 그이지만 이 영화는 주로 폴락의 어두운 면에 초점을 맞춘다. 에드 해리스의 치열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연기가 돋보인다.

 ‘북경 자전거’는 각기 다른 삶의 위치에 있는 두 소년이 집착하는 자전거를 통해 중국 사회의 오늘을 엿보게 하는 예술영화. 대사보다는 절제된 영상으로 많은 메시지를 전한다.

 자전거 소유권을 놓고 티격태격하는 구웨이와 지안은 자전거를 공유하는 공산주의 방식으로 이를 해결한다. 하지만 자전거는 산산히 부서지고 만다.

 몰락하는 중국 공산주의처럼 어설픈 공동소유의 꿈이 무너지는 것을 비교하는 내용 때문에 중국내 상영이 금지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스페인 감독 호세 루이스쿠에르다가 연출한 ‘마리포사’는 스페인내전 당시 이념적 대립이 심했던 상황에서 개인의 신념이나 자유의지가 군중심리에 의해 얼마나 휘말릴 수 있는가를 여덟살 난 꼬마의 눈으로 바라본 수작이다.

 액션대작으로는 ‘툼레이더’가 가장 돋보인다.

 전세계에서 2000만장 이상 팔린 인기게임을 기반으로 제작된 툼레이더는 액션여걸 라라가 우주의 시간을 정복할 수 있는 열쇠를 탈취한 일당과 맞서는 액션대작이다.

 데뷔작 ‘콘에어’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사이먼 웨스트 감독의 화려하고 감각적인 카메라기법이 가미되면서 스펙터클한 액션묘미가 배가됐다.

 ‘차이나 스트라이크 포스’는 당계례 감독의 중국판 액션영화.

 특수경찰 대런과 앨릭스는 상하이 오페라하우스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이 상하이 암흑가 대부인 마 회장과 연관돼 있음을 직감한다. 하지만 증거는 없고 거대 마약조직으로부터 오히려 반격을 받는다.

 액션과 스릴러를 다 좋아한다면 존 멀로스키가 연출한 ‘에볼라 바이러스’도 기대할 만하다.

 에볼라 바이러스를 생물학무기로 내세워 미 백악관을 위협하는 테러범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미 대통령의 한판승부를 다룬다.

 이밖에 ‘야! 러그래츠’ 시리즈물로 폴 드미에 감독의 애니메이션 어드벤처 ‘야! 러그래츠 파리대모험’은 성탄절과 연말에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작품으로 추천할 만하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