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BT)이 융합하는 시대고, 이 기술은 또 나노기술(NT)의 기반에서 가능합니다. 나노과학기술연구단은 앞으로 차세대 기술들을 조화롭게 융합해 새로운 응용기술들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지난 10월 말 창단된 경북대 나노과학기술연구단의 지종기 단장(58·자연과학대학 화학과 교수)은 “그나마 지역에 나노기술 관련 인력이 풍부하다는 것이 가장 큰 힘이 되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연구단이 제대로 된 모습을 갖춰 본격적인 연구 활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 교수는 당초 연구단 설립을 반대하는 학교 측을 설득해 결국 나노과학기술연구단을 창단하고, 연구단을 중심으로 관련 교수들을 하나로 묶는 구심체 역할을 맡아 주목받고 있다.
그는 또 현재 경북대학의 균형있는 장기적 발전과 지역 IT·BT·NT 기반산업의 활성화 및 새로운 융합기술 개발에 연구단의 역량을 어떻게 집중시킬지에 골몰하고 있다.
나노과학기술연구단은 지난 10월 창단 당시 경북대 자연대를 비롯해 공대·의대·사범대 등 관련 4개 단대, 12개 학과, 40명의 교수로 구성됐지만 지금은 20명의 교수가 추가로 연구단에 들어오면서 60명으로 늘었다.
따라서 연구활동 분야도 나노합성개발부와 나노기초기술부·나노응용기술부·나노공정개발부 등 4개 부에서 나노소자기술부·나노생명기술부가 추가돼 6개 부로 구성됐다.
단일 연구기관으로 이처럼 많은 인원과 다양한 연구부가 조직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단은 우선 산업자원부가 추진하는 나노기술 산업화 전략의 하나로 구축 예정인 나노 전문산업화센터(fab)를 지역에 유치하는 데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이를 위해 대구시와 대학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고, 시와 대학은 이미 연구단에 매년 2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지 교수는 또 “재정적인 뒷받침만 된다면 오는 2003년쯤 60억원을 투입해 교내에 6800㎡ 규모의 나노기술관을 건립하고, 대학원에 나노학과를 신설하는 등 연구기반 조성을 위한 구체적인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 등 반도체 관련 업체의 산학 연구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한편 NT 고급인력을 양성하는 사업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그는 연구단을 통해 이달부터 매달 나노과학기술세미나를 개최하고 분기마다 교수들이 나노 관련 기초연구 성과들을 발표하는 나노기술 산학 심포지엄을 열기로 했다.
심포지엄이 지역 기업들에는 자신들이 원하는 기술과제를 제시하고, 교수들에게는 기업 입장에서 자신의 연구가 산업화될 수 있는지를 모색해보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지 교수는 “지난달 22일 대구를 방문한 김 대통령으로부터 나노기술연구센터 설립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냈다”고 말하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받혀준다면 앞으로 대구를 나NT의 메카로 성장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약력
△74년 경북대 물리학과 이학 석사 △76∼79년 한국과학기술원 연구원 △79∼현재 경북대 자연과학대학 화학과 교수 △81년 한양대 물리화학 이학 박사 △89∼90년 오리건주립대 연구교수 △99∼현재 건설교통부 심의위원 △2001년 7월∼현재 환경과학연구소 소장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