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IT기업 유치 열풍

신규산업단지에 모시기 경쟁

 외국 정부기관들의 한국 정보기술(IT)기업 모시기 열풍이 불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영국·일본·중국 등의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들은 최근 한국을 잇따라 방문해 기업 유치 설명회를 갖거나 관련 기관과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자국의 기업환경에 대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세제혜택은 기본이고 진출기업에 대한 투자 알선, 자국 증시상장 등 다양한 유치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이러한 한국 IT기업 유치 움직임은 최근의 국내경기 회복조짐과 맞물려 국내 기업들의 해외투자 진출이 다시 활기를 띠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싱가포르 경제기획원(EDB)·무역개발원(TDB) 관계자들은 내년 1월 방한해 한국의 벤처기업 및 제조업 기반의 하이테크기업들을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인도네시아로부터 장기임차해 개발한 빈탄과 바탐 공단지역을 국제적인 IT허브로 육성시킨다는 장기전략 아래 한국기업 유치에 나서는 것이다.

 영국 웨일스 지방정부 산하 투자청도 새로 조성하는 인큐베이팅 산업단지 ‘테크니움’에 국내 중소·벤처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다각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말 한국 언론 및 기업 관계자들을 초청, 웨일스 현지에서 테크니움 설명회를 개최한 데 이어 웨일스에서 유학한 국내 저명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네트워크도 구축중이다. 또 KOTRA 등 한국 기관들과의 제휴 추진은 물론 내년초에는 IT분야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기업 유치를 위한 로드쇼도 준비중이다.

 웨일스 지방정부는 기존 자동차·항공 등 대규모 제조업 산업기반을 연구개발(R&D) 중심의 지식기반 산업 중심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현지 대학들과 연계한 다양한 산학협동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또 스웨덴을 비롯한 몇몇 유럽지역 국가들은 한국의 IT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개발센터 유치활동을 다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일본의 효고현 지방정부 산하기관인 한신·아와지산업부흥추진기구는 오는 1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효고·고베 IT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신·아와지산업부흥추진기구는 이번 세미나를 통해 일본 진출을 원하는 IT기업들을 대상으로 홍보·상담은 물론 각종 요구사항 등에 대한 사전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중국 기관들의 국내 발걸음도 잦아지고 있다.

 지난달말 중국 최대의 공영 영상미디어 그룹인 장영집단유한책임공사 일행이 한국을 방문, 이만섭 국회의장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한중간 영상교류에 관해 협의했다. 한류열기에 편승, 한국 영화·애니메이션 등 콘텐츠는 물론이고 한국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중국 유치를 도모하기 위한 목적이다. 또 광저우·상하이·베이징·톈진 등지의 첨단산업단지 관계자들의 한국 방문도 최근들어 부쩍 잦아지고 있다.

 현재 싱가포르 EDB·TDB 관계자들의 방한 및 국내 벤처기업들의 싱가포르 진출을 중개하고 있는 인터베스트의 이태용 사장은 “싱가포르 정부의 한국 IT기업에 대한 관심은 상상외로 높다”며 “면세, 투자유치, 현지 증시상장 등 정부차원에서 지원해줄 수 있는 다양한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