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마직막 대형 시스템통합(SI) 프로젝트인 우편물류통합정보시스템사업을 놓고 SI업체들이 대입 수험생못지 않은 눈치작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 우편물류통합정보시스템사업은 오는 2004년까지 웹기반의 우편물류체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시스템 개발과 통합 작업(170억원)을 맡을 전담사업자를 먼저 선정하고 하드웨어나 패키지SW 등 전산장비(300억∼400억원)는 시스템 분석 및 설계 단계를 마친 후 별도구매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따라서 이번에 전담사업자로 선정되면 소프트웨어 개발 외에도 하드웨어나 패키지SW 등을 포함해 향후 3년간 최소 500억원대 이상의 매출을 보장받게 된다. 또 우편물류통합정보시스템에 대한 운영과 유지보수 비용만도 연간 20억원대로 적지 않은 규모다.
삼성SDS·LGEDS시스템·SKC&C·현대정보기술·포스데이타·대우정보시스템 등 국내 대표급 SI업체 모두가 이번 우편물류통합정보시스템사업 참가를 추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컨소시엄 구성=제안서 마감이 불과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현재까지도 업체간 컨소시엄 윤곽은 정확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만큼 SI업체끼리의 눈치경쟁이 치열하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가장 유력한 경쟁후보이던 LGEDS와 SKC&C가 단일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LGEDS는 우편물류통합정보시스템 구축을 위한 정보화전략수립(ISP)작업을 수행해 이미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LGEDS 이전에 삼성SDS로부터도 컨소시엄 구성을 제안받은 SKC&C는 이번 정통부 프로젝트를 오랫동안 준비해 왔다.
LGEDS와 SKC&C가 컨소시엄을 구성키로 함에 따라 삼성SDS는 포스데이타·대우정보시스템·데이콤ST 등과 연합하기로 했다. 또한 우편물류시스템의 관리업무를 현재 수행중인 현대정보기술은 단독으로도 이번 우편물류통합정보시스템사업에 참가할 태세다.
따라서 이번 수주전은 LGEDS와 삼성SDS를 대표주자로 한 두 개 컨소시엄과 현대정보기술 등 세 개 사업자간 경쟁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하지만 제안서가 최종 마감되는 순간까지는 컨소시엄 구성 결과를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컨소시엄 구성에 문제는 없나=SI업체들이 컨소시엄 구성을 놓고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강력한 경쟁상대를 컨소시엄으로 끌어들이면 사업수주 가능성은 높아지지만 참가업체가 많아지면 사업을 수주하더라도 자신에게 돌아오는 몫은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한 프로젝트 결과에 대한 책임소재를 분명히 할 수 있도록 컨소시엄 참가업체간 역할을 정확히 분담하는 일도 쉽지 않다.
“효율적인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업수주만을 목표로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은 많은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대형 SI업체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프로젝트를 수행했을 때 발생하는 여러 문제점은 과거 실패사례들을 통해 이미 확인된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 우편물류통합정보시스템사업 수주전은 대형 SI업체간 컨소시엄 구성이 특화된 노하우를 기반으로 한 윈윈전략인지, 아니면 자유경쟁을 해치는 담합행위인지에 대한 오래된 논쟁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