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D여 안녕!’
PC탄생과 함께 20여년 동안 요긴한 보조기억장치로 사용돼온 플로피디스크드라이브(FDD)가 퇴출 운명을 맞고 있다.
삼성전자가 12일 홈네트워킹과 홈엔터테인먼트 기능을 통합해 선보인 데스크톱 PC인 ‘매직스테이션Q’ 본체에는 국내 데스크톱 PC로는 처음으로 FDD를 장착하지 않았다. 초슬림형으로 본체를 디자인하다보니 FDD 설치공간이 부족한 것도 한 요인이지만 이제는 더 이상 소비자들이 FDD를 찾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플로피디스크 사용빈도를 조사한 결과 저장용량 부족으로 청소년층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나마 플로피디스크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대학생층이 두달에 한번꼴로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윈도XP 운용체계로 전환되면서 부팅디스켓이 필요없어진 것도 FDD의 퇴출을 앞당긴 요인”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우선 이번 제품에 대해 소비자들의 반응을 본 후 내년 하반기에는 더 많은 데스크톱 PC에 FDD 장착률을 낮출 방침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FDD를 찾는 사람이 있을 것으로 보고 USB방식의 FDD는 옵션으로 판매한다.
노트북 PC에서의 FDD 퇴출은 데스크톱 PC보다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일반 노트북 PC보다 크기와 두께가 작은 슬림형 노트북 PC의 경우 FDD가 외장형으로 빠진데 이어 이제는 필수 제공품목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별도로 구매해야 하는 옵션품목으로 바뀌는 추세다.
삼성전자의 ‘센스V 10’ ‘센스S 680’, 컴팩코리아의 ‘에보N200’ ‘에보N400’ ‘에보N600’, 세이퍼컴퓨터의 세이퍼아수스텍 전모델, 한국후지쯔의 ‘라이프북 P시리즈’ 등이 외장형 FDD를 옵션으로 판매한다.
LGIBM도 내년부터 일부 노트북 PC의 외장형 FDD를 옵션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한 대학생은 “초고속 인터넷의 MP3파일 하나를 담지못할 플로피디스켓의 저장공간(1.44MB)으로 단순 리포트 저장외에는 사용용도가 없다”며 “이것도 초고속 인터넷의 정착과 무료로 저장공간을 제공하는 e메일서비스 사이트를 이용하면서 더이상 플로피디스켓을 이용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한때는 정보공유의 가장 중요한 매체로 서랍마다 빽빽히 쌓여있기도 했으며 바이러스 창궐시에는 바이러스 유포의 주범으로 지적돼 왔던 플로피디스크가 이제는 역사속에서 사라질 운명이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