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북한의 대외무역 대상국 중 일본의 비중이 낮아진 반면 대중국 교역은 상대적으로 크게 증가해 남북교역에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12일 KOTRA가 발표한 ‘2001년 상반기 북한의 대외무역 현황과 특징’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북한의 대일본 수출은 1억826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2% 감소했다. 반면 대중국 수출은 2458만달러로 71.6%나 증가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수입을 포함한 대중국 전체 교역량 역시 3억1118만달러로 80%의 성장을 기록했다.
절대액수(47만7000달러)가 현저히 적긴 하나 실제로 올 상반기 북한의 전기·전자기기 대중국 수출은 159배나 늘었다. 같은 기간 대일본 수출이 18.6% 감소한 것에 비하면 북한 IT제품의 중국행 약진은 괄목할 만하다.
이는 올들어 냉각기를 지속하고 있는 북일간 정치적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KOTRA 북한실 관계자는 “최근 일본이 북한의 대외 자금줄 역할을 해온 조총련계 신용조합을 압수수색하는 등 북일관계가 악화일로에 있다”며 “내년에도 북일관계의 급속한 발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북한의 대중국 교역이 폭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같은 현상의 반대급부적 성격이 짙다”고 밝혔다.
따라서 현재 소강국면에 있는 남북 IT경협 등 포함한 각종 남북문제 역시 직접적인 대북한 접촉이나 일본으로의 전통적 접근법보다는 중국을 통한 우호적 만남을 이끌어내는 것이 보다 현실성 있고 부담스럽지 않다는 분석이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