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세상속으로]한국후지제록스 사보 ’제록스광장’11월호

 한국능률협회컨설팅 CS경영본부 김희철 팀장

 

 한국능률협회컨설팅 김희철 팀장은 한국후지제록스 사보인 제록스광장 11월호를 통해 고객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점을 일깨우고 있다.

 

 일본의 도시바가 서비스담당 사원의 응대 잘못으로 평범한 고객에게 무릎을 꿇은 사건이 있었다. 고장난 도시바의 비디오를 고치기 위해 서비스 상담직원에게 전화를 걸었다가 폭언을 들은 고객이 이 사실을 인터넷에 음성파일로 올렸다. 1개월도 되지 않아 200만건 이상의 접속건수를 기록했고 수많은 항의 e메일이 쏟아졌다. 도시바는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수습에 나섰지만 결국 기업이미지가 땅에 떨어졌으며 경제적으로도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이와 유사한 사례는 일본뿐 아니라 미국이나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이는 고객만족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좋은 사례다.

 미국의 포천지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100대 기업의 성장비결을 분석한 결과 ‘고객만족’이라는 키워드가 있었다. 미국전략기획연구소가 미국의 3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를 보더라도 신규고객을 창출하는 데 드는 비용은 기존고객을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의 다섯 배며 현재의 수익 65%는 기존고객으로부터 나온다고 한다.

 이처럼 고객만족은 기업의 성장에 가장 큰 기반이 되고 있다.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은 기업이 돈을 벌 수 있는 최상의 전략이 됐다. 만족한 고객은 기업에 대한 충성도가 생겨 떠나지 않으며 구전을 통해 다른 고객을 데리고 온다. 또 기업의 명성과 이미지를 높임으로써 시장에서의 리더십과 경쟁력을 갖게 한다.

 IBM사의 분석에 의하면 고객만족도가 1% 높아지면 특정지역에서 5년간 수익이 2억5700만달러가 증가한다고 한다. 필자가 수년간 한국산업의 고객만족도(KCSI) 조사의 실무를 주관하면서 느낀 점 역시 KCSI 시행초기에 1위를 연속적으로 차지한 기업이라든가 꾸준히 고객만족도가 상승하던 기업은 오늘날 상당한 경쟁력을 가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그렇지 못한 기업의 경우 시장리더십이 약해지거나 무너진 경우까지 생겨났다. 지금까지는 우리나라 산업의 합리적이지 못한 구조적 특성과 대기업 중심의 문어발식 경영으로 시장에서 최소 규모의 성장은 이룰 수 있었지만 이제 고객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담보하지 못하게 된다.

 고객만족은 단순히 품질을 좋게 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이룰 수 없다. 품질과 서비스에 만족한 고객이 다시 찾아와야 비로소 만족이라는 개념이 성립된다.

 최근 웬만한 기업이라면 품질과 서비스를 동시에 강조한다. 그리고 이것은 기업이 상품을 팔기 위한 필수조건이 됐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경쟁사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고객에게 진정한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만이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고객만족은 현장에서 밝게 웃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기업의 경영시스템이 고객지향적으로 구축돼 있을 때 가능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은행에서 장시간 대기하다가 창구에 갔을 때 창구직원이 미소로 맞이한다고 해도 그 창구직원의 미소가 달갑지 않았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동전화회사 지점에서의 서비스 모습을 보면 아찔하지 않을 수 없다. 해약이나 기기변경 등을 목적으로 지점을 방문하게 되는데 보통 한 시간 이상 기다린다. 이것은 고객을 대상으로 테러를 하는 것과 같다. 직원들도 하루종일 고객과 부딪히다보면 지치게 되고 올바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게 된다. 그 지점에서 해약서비스를 받은 고객은 영원히 그 회사를 떠날 것이고 단순히 기기변경을 위해 온 고객도 머지않아 그 회사를 떠날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접점에서의 서비스만을 강조했지 업무 프로세스나 시스템은 개선하지 않아서 생긴 것이다.

 고객만족은 접점에서의 고객서비스뿐 아니라 내부의 경영시스템이 고객지향적으로 바뀔 때 가능하다. 접점이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최일선 부서라면 이 가치를 생산하는 곳은 바로 기업 내부이기 때문이다. 기업 내부의 경영시스템이 고객지향적이지 못할 때 고객가치는 생산되지 못하며 당연히 고객에게 서비스하는 일선 접점에서도 고객가치를 전달할 수 없게 된다.

 이제 고객만족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기업의 성장과 성공은 고객을 얼마나 만족시키느냐에 달려있는 것이다.

 

  <정리=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