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IT업계에는 여러 기업들과 인물의 행보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이들 기업이나 인물의 일거수 일투족이 언론으로부터 집중조명을 받으면서 화제의 기업과 인물로 부상했다. 올해 주목받았던 화제의 기업과 인물을 뽑아봤다. 편집자
◇안철수연구소 코스닥등록(안철수 사장)=정도를 걷는 경영이 성공신화를 창조했다. 2001년은 안철수 사장에게 특별한 해다. 창업 후 백신개발이라는 한 우물을 파던 그는 올해 통합 보안회사로의 변신과 상장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 상장 후 단숨에 코스닥 주도주로 자리잡았고 올해 매출도 작년에 비해 2배 가량 늘어났다. 이제 벤처스타에서 성공한 벤처경영인으로 자리를 잡은 셈이다. 특히 그의 경영철학을 담은 책 ‘영혼이 있는 승부’를 펴내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한글과컴퓨터 대표이사 경질=지난 9월 26일 2기 한컴을 이끌던 전하진 사장이 전격 사퇴해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전 사장은 한컴 사임 후 네띠앙 경영에 주력하고 있다. 전 사장의 사임은 인터넷 비즈니스로 무리한 확장을 꾀한 2기 한컴의 실패를 웅변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한컴은 아래아한글을 기반으로 한 관련 솔루션 쪽으로 사업방향을 선회했고 이사진을 새로운 얼굴로 일신했다. 한컴은 마이크로소프트의 김근 이사를 새로운 CEO로 영입해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캄보디아 행정전산망 수주(한국컴퓨터통신)=올해 가장 축하를 많이 받았던 인물을 꼽으라면 단연 한국컴퓨터통신 강태헌 사장이 꼽힌다. 2년전부터 준비해왔던 2000만달러 규모의 캄보디아 행정전산망 프로젝트가 지난 11월 27일 마침내 최종 계약으로 이어졌기 때문. 대기업도 해내기 어려운 일을 중소 SW업체가 해냈다는 점에서 각계의 찬사를 한몸에 받았다. 강 사장은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11월 30일 정부로부터 동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HP와 컴팩의 합병(최준근과 강성욱 사장)=양사간 합병 발표 이후 한국HP의 최준근 사장과 컴팩코리아의 강성욱 사장의 잦은 대언론 접촉도 2001년 한해를 뜨겁게 달궜다. 최 사장은 그동안 내실 위주의 관리형 경영에, 강 사장은 공격적인 경영에 치중하면서도 외부 노출을 꺼려왔다는 점에서 보면 두 회사의 합병을 앞두고 사람들의 관심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한국델 사령탑 교체=한국델컴퓨터의 지사장 교체도 시선을 모았다. 사장 수난시대로 불릴 만큼 잦은 지사장을 교체한 바 있는 한국델은 올해도 어김없이 1년을 채 넘기지 못하고 사장이 교체됐다. 전임 이수현 사장의 뒤를 이어 김태술 전 사장 역시 취임 8개월 만에 사임했으며, 현재 호주 출신인 스티브 노먼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해외매각 무산(쌍용정보통신)=쌍용정보통신의 해외매각 추진이 결국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매각 협상 대상자가 하루아침에 미국 뉴브리지캐피털에서 칼라일로 바뀌는 해프닝이 벌어지는가 하면 칼라일과의 최종 협상도 몇달을 끌다 무산됐다. 이후 새로운 파트너들과의 매각협상 역시 미국 테러사태와 HP-컴팩 합병 등으로 계속 차질을 빚고 있다는 후문이다.
◇SI수출 선봉장(현대정보기술 김선배 대표)=지난 3월부터 현대정보기술을 이끌고 있는 김선배 대표는 올해 SI업체 사장 가운데 가장 바쁘고도 힘든 한해를 보냈다. 우선협상대상자로까지 선정된 베네수엘라 전자주민카드사업이 돌연 취소되는가 하면 현대자동차의 시스템관리(SM) 사업이관 등 안팎으로 많은 시련을 겪었다. 하지만 김 사장이 베트남 금융정보화시장과 멕시코 전자정부사업 등 국내 SI수출의 최선봉에서 뛰고 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지분협상 타결(LGEDS시스템)=새해를 불과 며칠 앞두고 LG와 미국 EDS간 LGEDS시스템 지분협상이 전격 타결됐다. LG측이 EDS 보유지분(43만7691주)을 주당 22만원(액면가 1만원)의 가격에 전량 인수한 것. 이로써 지난 89년에 LG와 미국 EDS가 합작으로 설립, 운영해온 LGEDS시스템은 내년부터 LG 단독법인으로 새출발하게 됐다.
◇국내 최초 CMM 레벨3 기준 통과(포스데이타)=포스데이타가 국내 IT업계 최초로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품질보증심사인 CMM(Capability Maturity Model) 레벨3 기준을 통과하는 영예를 안았다. 이 회사는 지난 10월부터 전사업부문을 대상으로 실시한 CMM 심사에서 레벨3 등급을 획득했다. 포스데이타의 CMM 레벨3 통과는 정부 차원의 SW사업자평가제도 도입 움직임과 맞물려 국내 SW기업의 품질활동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핸디소프트 매출 500억원 돌파=핸디소프트의 올 매출액이 51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국내 토종 소프트웨어(SW) 업계 처음으로 500억원 고지를 넘은 것이다. 이제까지 국내 SW산업을 대변하는 단어가 ‘영세성’이었던 것을 감안할 때 ‘자생력’을 확보함으로써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핸디소프트는 정부 공공기관 위주로 그룹웨어 및 지식관리시스템(KMS), 기업정보포털(EIP)을 공급, 경기위축에도 불구하고 전년(416억원)보다 22.6%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