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대표 박병엽 http://www.pantech.co.kr)의 2002년은 새출발의 해다.
지난해 11월 KTB네트워크와 함께 현대큐리텔을 인수, 연간 매출 1조5000억원대(2001년 기준 추정) 회사로 거듭났다.
당장 연간 생산능력(팬택+현대큐리텔)이 1500만여대로 늘어나 부품구매, 제조, 판매에 이르기까지 규모의 경제를 도모할 수 있다. 이는 삼성전자, LG전자, 세원·맥슨텔레콤과 함께 국산 이동전화단말기 제조업 4강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규모.
또한 팬택은 현대큐리텔을 가족회사로 편입시킴에 따라 모토로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업체로서의 한계를 탈피해 북남미, 호주, 이스라엘, 루마니아, 인도 등지로 폭넓은 수출전선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품군도 유럽형이동전화(GSM) 단말기를 비롯해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단말기, CDMA450 단말기 등으로 다양화할 수 있다.
팬택은 지난해 3180억원 상당의 이동전화단말기를 수출한 데 힘입어 매출 375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중국 GSM 단말기 시장에 진출해 475억원의 판매실적을 거뒀다. 올해에는 CDMA 단말기 4870억원, GSM 단말기 2910억원 등 총 7780억원의 매출을 예상한다.
현대큐리텔(대표 박병엽·송문섭 http://www.curitel.com)도 전열을 가다듬는다. 박병엽 팬택 부회장도 당분간 현대큐리텔 경영에 매진할 예정이다.
현대큐리텔은 올해 6만5536가지 색상을 구현하는 cdma2000 1x 컬러단말기를 내세워 내수시장 점유율 회복을 노린다. 궁극적으로는 내수 3강의 위치를 되찾기 위한 작업이다.
또 루마니아로 제품공급을 본격화한 CDMA450 단말기, 오는 3월 선보일 GSM 단말기를 전략상품으로 육성한다. 인도에도 CDMA 단말기 30만대, 무선가입자망(WLL) 단말기 3만대를 본격 선적한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현대큐리텔은 올해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해 2억불수출탑을 수상한 팬택이 현대큐리텔과 함께 펼칠 국산 이동전화단말기 세계화 작업에 시선이 모아진다.
◆인터뷰 -현대큐리텔과 팬택의 시너지 효과 창출
박병엽 부회장(39)의 2002년 화두다. 그는 현대큐리텔의 연구개발·생산·해외영업 경쟁력을 재확인, 강력한 오너체제를 가동함으로써 조직에 활기를 불어넣을 계획이다.
구매부문 통합, 연구개발 협력, 중복투자 예방, 생산시설 공유, 영업거점 분할 등 팬택과 현대큐리텔간의 구체적인 방안도 마련했다. 팬택의 GSM 단말기 기술을 현대큐리텔에 접목하고, 현대큐리텔의 폭넓은 수출 루트에 팬택의 제품을 함께 올려놓겠다는 뜻.
특히 부품 구매를 통합함으로써 모바일스테이션모뎀(MSM) 칩, 액정표시장치(LCD), 배터리 등 핵심부품의 수급이 원활해질 것으로 보인다. 해당 부품업체들의 주요 고객으로 부상한 것은 물론이다.
박 부회장은 “앞으로 두 회사의 주력사업인 이동전화단말기 분야의 안정적인 도약을 도모하면서 차세대 이동통신기기 개발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GSM 단말기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는 중국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팬택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의 3개 업체로 22만대, 475억원 규모의 GSM 단말기를 공급했다. 이를 발판으로 올해부터 중국과 동남아 GSM 단말기 시장진출을 가속화해 150만대, 2910억원 상당의 실적을 올릴 계획이다.
박 부회장은 “장차 유럽 소비자들도 팬택과 현대큐리텔의 GSM 단말기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