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소리시장 세대 교체 바람

 ‘휴대폰 벨소리 서비스 시장을 주름잡았던 ‘700번’ 시대가 막을 내릴 것인가.’

  4, 16화음(폴리) 벨소리의 등장으로 휴대폰이 ‘손안의 오케스트라’로 바뀌면서 벨소리시장의 실세였던 700번 ARS 서비스 이용률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벨소리체계의 세대교체를 주도하고 있는 곳은 SK텔레콤·KTF 등 이동통신회사들이 운영하는 WAP방식의 무선인터넷 포털과 웹사이트들. 벨소리업계는 이에 따라 이르면 내년 하반기엔 700번 서비스와 ‘WAP-웹’ 유무선 인터넷의 협공에 밀려 시장점유율이 현재 75%선에서 50%대 밑으로 떨어질 것이란 성급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세대교체 가능한가=세대교체가 거론되고 있는 것은 700번 서비스 위축은 상대적으로 서비스가 불편한 것도 원인이 됐지만 궁극적으로는 올해 잇따라 선보인 4폴리 및 16폴리 휴대폰 때문이다. 700번은 단음 벨소리만 서비스되는 반면 WAP-웹 방식은 4, 16폴리 벨소리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특히 휴대폰시장이 지난 하반기부터 기존 벨소리 수준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16폴리 벨소리 서비스가 가능한 16폴리폰으로 빠르게 대체되면서 20대 전후의 젊은 모티즌은 물론 30대 이상의 기성세대들도 700번에서 인터넷방식으로 돌아서고 있다.

 16폴리 지원 휴대폰과 16폴리 벨소리 콘텐츠 서비스가 본격화된 지난 7월부터 700 ARS 벨소리 이용률이 눈에 띄게 줄어든 반면 WAP과 인터넷 웹사이트 시장은 급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따라 지난해까지 극히 미미했던 인터넷 서비스가 최근엔 전체시장의 25%대까지 확대되는 등 점유율이 꾸준히 늘어 2003년경이면 완전역전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업계 판도변화=700번 ARS 방식의 퇴조와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의 인기는 벨소리 콘텐츠 업계의 판도변화에 직접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벨소리 시장은 그동안 벨소리의 대명사였던 야호커뮤니케이션(700-5782)과 다날(700-5857)의 강세가 계속돼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텔미정보통신, 인포허브, 네오엠텔 등 전문업체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인포허브의 경우 WAP과 웹에 특화한 16폴리 콘텐츠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로 지난 5월 ‘소리바다’란 브랜드를 들고 시장에 진입한 이후 지난달까지 누적매출 20억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벨소리 때문에 신형 휴대폰을 구입할 정도로 16폴리가 인기를 끌고 있어 업계 판도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700번의 반격=16폴리 벨소리를 앞세운 인터넷 방식의 벨소리가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아직도 벨소리 시장의 대세는 700번 서비스다. 올해 국내 벨소리 시장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500억원대로 추정되는 가운데 700번 서비스의 비중은 약 75% 수준이다. 젊은 네티즌 파워에 힘입어 인터넷방식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여전히 기성세대들은 700번을 고집한다.

 700번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선발 벨소리업체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게 전개되고 있다. 이미 야호의 경우 음성인식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로 주목을 받고 있으며 음성합성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도 구상하고 있다. 이기돈 야호 사장은 “인터넷 방식의 서비스가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ARS방식의 700번도 서비스를 강화할 경우 충분히 롱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