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많은 기업체들이 막대한 자금과 자원을 투입해 고객관계관리(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러나 이들 중 많은 업체는 CRM시스템에 들어가는 고객 데이터가 솔루션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CRM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운용하려면 품질이 좋고 체계적으로 통합된 고객 데이터가 뒷받침돼야 한다. 데이터의 품질이 우수하고 잘 통합되면 데이터의 중복에서 오는 과다한 운영비의 지출을 막고 기존 고객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면서 새로운 고객을 효과적으로 확대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 데이터 자원 확보와 분석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임과 동시에 여러가지 데이터 품질 관리 툴과 기술을 도입해야 한다.
CRM시스템에서 중심이 되는 것이 고객데이터 통합(CDI:Customer Data Integration)이다. CDI는 각 고객 데이터, 데이터베이스 및 사업부서에 흩어져 있는 다양한 데이터 자원을 신속·정확하고 완전하게 파악하게 해주는 데 필요한 기술·소프트웨어·처리과정·서비스 등의 결합체다.
CDI가 잘 돼 있으면 기업이 고객을 즉각 알아보고 어느 고객접촉 ‘창구’에서나 필요한 고객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 따라서 CDI는 CRM분야에서 중요한 전문부문이 돼가고 있다. 많은 이들은 이것을 단순한 데이터의 물갈이 정도로 생각하고 있지만 구성요소들은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CDI는 데이터의 쇄신, 관련 자료의 연계, 분류, 고객의 인식 등 핵심기능을 통합함으로써 기업의 운영과 마케팅비용을 절감할 뿐 아니라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새로운 고객을 확보해 매출창출의 기회를 넓힐 수 있게 해준다. CDI는 그 자체로서 가치를 창출하지는 않지만 운영경비를 절감하고 매출을 올리는 수단이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CDI솔루션은 매우 중요한 CRM의 구성요소로서 고객 데이터를 각 고객접촉 창구로 신속하고 정확하게 분배하는 데이터 관리과정이다. 기업이 고객관계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려면 서술 데이터, 관계 데이터, 배경 데이터 등 세 가지 형태의 데이터가 필요하다.
서술 데이터는 개인이나 가족, 사업체 또는 이들 세 가지가 혼합된 것을 중심으로 작성한 고객 정보를 말한다. 여기에는 인구통계, 생활양식 및 그 조사내용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정보는 주로 기업의 영업부서나 외부 자료 제공 채널을 통해 입수되는데 어느 기업이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기 때문에 경쟁력을 높이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관계 데이터에는 기업과 고객과의 관계를 포괄하는 거래와 상호작용에 관한 상세한 정보가 포함된다. 기업이 이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과제다. 기업은 모든 거래에 관한 정보를 수집할 수는 있으나 그것은 너무 분량이 방대해서 가장 필요한 것만 취사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배경 데이터는 기업이 구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이러한 정보가 없으면 상황이 바뀌었을 때 고객과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기가 어렵게 된다. 배경 데이터는 다양하고 체계화돼 있지 않아서 기존 고객관계 시스템에 통합하기가 어렵다. 가령 어느 업체에는 일기예보가 매우 중요한 정보가 되는 반면 다른 기업에는 정부의 규제완화 조치나 경쟁업체의 활동, TV시사 프로그램 또는 금융시장 변화 등이 중요한 정보가 될 것이다.
이들 세 가지 형태의 데이터 중 서술 데이터가 관계 데이터와 배경 데이터를 보완해 주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일부 기업은 관계나 배경 데이터는 상당히 많이 수집한 반면 서술 데이터는 별로 확보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는 데이터 제공업체로부터 서술 데이터를 입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통적으로 고객정보는 사업부서로부터 고객 데이터 저장시스템이나 데이터 웨어하우스로 일방적으로 보내서 저장했다가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을 지원하는 데 이용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그 정보의 흐름이 점차 양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제는 그것이 데이터 저장 시스템에서 사업부서나 고객접촉 창구로도 움직여서 더 이상 백오피스 분석이나 응용자료에 머물지 않고 전면에서 고객지원 응용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그동안 기업체들은 고객 및 거래 데이터에 있는 정보를 이용하는데 데이터 마이닝 프로그램을 사용해 왔다. 기업이 더욱 현실적인 데이터를 고객과 실시간으로 교환하기를 바라는 한 새로운 데이터 마이닝 기법이 필요하다. 또 기업체들은 실시간 데이터를 의사 결정 모델에 통합시킬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을 통해 기업체는 문제와 기회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 접근 방식을 성공으로 이끌려면 기업, 특히 마케팅부서는 두 가지 면에서 CRM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한다.
먼저 기업이나 마케팅부서는 직접광고우편물(DM)이나 인터넷 등 개별 채널 단위로 고객을 상대하려는 생각을 더 이상 가져서는 안된다. 고객은 기업이 여러 개의 접촉창구를 가진 하나의 객체로 보고 있다. 고객의 요구사항을 효과적으로 충족시키기 위해서 기업은 고객이 갖고 있는 이미지에 걸맞도록 체제를 정비해 일관되고 품질이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이것이 고객이 원할 때 원하는 방향으로 원하는 곳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간·장소·처리 편의성의 개념이다. 다음으로 마케팅은 자동화할 수 없다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비록 어려울지라도 기업은 마케팅을 자동화해야 한다. 기업은 마케팅기능을 자동화하는 데 따르는 문제가 무엇이며 자동화함으로써 회사와 고객이 어떠한 혜택을 받게 되는지를 신중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고객관계에 대한 이해력을 높이려면 기업이 차후에 고객 데이터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따라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야 한다. 또 그렇게 하려면 사업CRM과 분석CRM의 차이를 알아야 한다. 사업CRM은 판매와 서비스를 통해 모든 고객 접촉 창구에서 이루어지는 고객 관계를 매일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춘 영업 전략이다. 이에 비해 분석CRM은 고객정보를 도출해 모든 고객 접촉 창구에서 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 분석CRM은 고객 분할 분석, 수익성 분석, 예측 모델링, 가정(假定) 분석, 행사의 실시간 감시 및 독려, 판촉활동 관리 등의 기능으로 구성돼 있다.
고객 데이터의 통합은 단순히 데이터를 한 장소에 모아 놓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데이터를 통합하려면 발췌·변형·청소·결합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CRM시스템을 데이터 웨어하우징 프로젝트와 연계해서 추진하든지 아니면 CRM 목적을 위한 고객 데이터 센터를 설치하든지간에 기업은 자체내에 있는 각종 이질적인 데이터베이스로부터 고객 데이터를 추출·통합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추출·변형기술이 있어야 한다. 이들 데이터베이스는 광범위한 소스와 채널을 통해 수집된 것으로서 대개의 경우 다양한 부서에 각기 다른 구조와 플랫폼으로 저장돼 있다. 그런데 많은 기업체들은 데이터의 발췌·변형·청소 등의 문제를 별로 중요하게 생각지 않고 있다. CRM시스템을 구축한 기업의 50% 정도는 데이터의 품질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나머지 기업체들은 품질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가치를 모르기 때문에 그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데이터 품질을 높이지 못하는 기업은 사업의 기회를 잃고 효율적인 운영을 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품질이 우수한 통합 고객 데이터를 개발·유지하는 것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 기업이 CRM전략을 추진함에 있어서 고객에게 자기의 개인비밀을 많이 알고 있다는 인상을 주면 역효과를 내거나 심지어는 소송 문제까지 일어날 가능성이 있으므로 고객을 상대할 때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