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산전(대표 김정만)은 지난해 급격한 군살빼기 이후 각 사업부문의 기초체력을 다지는 시기를 보냈다.
한때 회사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승강기·자판기사업을 매각하는 등 핵심사업을 과감히 포기하면서 무리한 감량에 따른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았으나 지난해 LG산전의 경영실적은 한결 나아졌다.
주요 사업부문이 고른 성장세를 보인 가운데 한때 4조원대에 이른 부채를 줄이기 위해 보유한 LG캐피탈 주식을 매각, 35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는 등 일련의 유휴자산과 비핵심사업분야 처분으로 부채를 7000억원대로 떨어뜨리는 등 재무구조도 몰라보게 개선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회사매출도 전년대비 4% 신장한 8100억원을 달성해 큰 어려움 없이 한해를 마무리하고 착실한 성장기반을 구축했다.
국내시장에서 점한 비교우위를 강화하면서 세계시장으로 눈을 돌려 매출확대에 주력한다는 LG산전의 기본전략은 선택과 집중을 통한 구조조정의 최종목표가 글로벌기업으로 거듭나는데 있으며 상당한 경영성과로 나타난 것이다.
현재 LG산전은 전력설비사업을 기반으로 자동화·시스템사업을 3대축으로 삼아 공구 및 금속가공사업에 자원을 집중하고 전기·자동화 토털솔루션분야에서 세계수준의 일류회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다잡고 있다.
전기·자동화 토털솔루션이란 현재 단품중심으로 구성된 사업체제에 시스템 컨설팅· 엔지니어링 서비스를 추가함으로써 종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뜻이다.
이같은 목표가 달성될 경우 오는 2006년까지 LG산전은 매출 2조원, 경상이익 3400억원의 세계수준의 일류기업으로 기틀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LG산전이 잡은 경영목표는 전년대비 약 5% 증가한 8500억원의 매출달성과 수출비중은 전체 매출액 중 23%의 구성비로 잡고 있다.
사업별 영업전략을 살펴보면 주력인 전력기기의 경우 한국시장의 안정화를 위한 내실경영은 물론 해외시장확대를 통해 세계적으로 위상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전동공구사업은 국내외 유통망 정비를 통해 수익성이 높은 중대형 공구기종의 매출확대에 주력하고 금속가공사업도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에 영업력을 집중해 매출보다 수익성우선의 영업전략을 펼친다는 예정이다.
LG산전은 한정된 내수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이 어렵다 판단하고 해외영업에 사운을 걸고 있는데 특히 제2 내수시장전략에 따라 중국시장에 대한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LG산전은 중국 다롄, 베트남 하노이 등에 2개의 생산법인과 5개의 해외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 상하이에 신규 판매법인을 설립하는 것을 시발로 오는 2006년까지 지역본부 1개소, 생산법인 9개소, 판매법인 3개소, 지사 15개소 등 총 28개의 해외거점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같은 중국 제2 내수시장전략이 완성되면 현재 20% 수준인 해외사업 비중이 40%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LG산전은 지난해 중국 다롄에 대규모 전력기기 공장을 세운 것을 계기로 세계시장 점유율 20%에 달하는 동파이프를 비롯해 PLC·인버터· 마그넷브레이커 등 총 31개 품목을 중국시장을 기반으로 세계 1위 제품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LG산전은 또 매년 400억원의 연구비를 투입해 기존 아날로그형 전기·자동화기기의 디지털화·스마트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중앙연구소와 전력연구소를 중심으로 디지털 산업전자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산전은 그동안 구조조정과 해외진출전략을 성공적으로 수행함에 따라 국내 대기업 중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으며 세계적인 전기·자동화업체로 성장한다는 장기비전과 올해를 기점으로 완전한 흑자경영체제로 돌아선다는 단기목표의 달성 모두 낙관적인 상황이다.
◆인터뷰-LG산전 김정만사장
―지난해 LG산전의 경영실적을 평가한다면.
▲지난해 국내외 경기침체와 설비투자감소로 인해서 어려움이 많았으나 경영실적은 4% 신장한 8100억원을 달성해 큰 어려움 없이 한해를 마무리했고 착실한 성장기반을 구축했다고 자부한다. 또 투자심의를 강화해 불필요한 지출을 최소화하고 보유한 유가증권을 적기에 매각하는 등 현금흐름을 개선한 결과 차입금 규모가 많이 축소되어 재무구조 개선에도 큰 성과를 거뒀다.
―새해 세계경제 및 산전분야 시장환경을 전망한다면.
▲최근 미국경제가 회복국면을 보이고 있으나 본격적인 성장국면은 아니고 일본시장도 침체가 예상된다. 다행스러운 점은 중국이 세계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지속하면서 제2 내수시장 전략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산전분야 내수경기는 실물경제지표보다 6개월 후행하는 특성상 연말이나 2003년 초가 돼야 본격적인 시장활성화가 기대된다.
―올해 영업목표와 사업별 시장전략은 어떻게 정했는지.
▲올해 회사매출은 전년대비 약 5% 증가한 8500억원 규모로 잡았으며 수출비중은 전체 매출액 중 23%에 실현할 것으로 본다.
전력기기 사업의 경우 중국과 동남아·일본·남미시장을 노리고 있으며 자동화기기 사업은 중국 외에 미국·유럽을 중심으로 수출비중을 크게 늘려나갈 예정이다.
―새해 중국시장에 대한 기본전략을 소개한다면.
▲특히 중국시장은 제2 내수시장전략에 따라 화베이·화둥·화난지역에 거점을 확보하고 차별화전략을 구사할 예정이다. 올해는 자동화기기 분야 중국 생산법인 설립을 계획 중이며 2003년까지 중국에 지역본부를 포함해 총 5개 법인과 3개 지사를 운영하여 LG산전의 사업주력을 단계적으로 중국땅에 이전할 계획이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