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컴퓨터는 지난 한해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 동반한 IT경기 위축으로 내수, 수출 모두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지난해 내수판매는 72만대 정도로 전년 대비 26%로 줄어들었으며 수출역시 230만대 정도로 전년 대비 43% 감소했다. 그러나 미래 사업부분인 노트북 PC와 포스트 PC분야에서는 지속적인 투자로 가시적인 결과를 본 한해였다.
삼보컴퓨터의 올해 경영 목표는 양적인 팽창보다 손익 위주의 경영에 초점을 맞췄다. 구체적인 경영지침으로는 ‘세계 거점 경영(Global Operation)’과 ‘제품 다양화(Product Diversification)’로 정했다. 세계 거점 경영이란 현재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지에 포진해 있는 해외 생산 및 영업, 서비스 기지들과 한국 본사의 기능들을 유기적으로 조합, 효율적인 조직으로 구성하는 것이다. 즉 본사와 현지 법인들 간에 연구 개발, 품질 관리, 공급망관리(SCM), 구매, 재무, 서비스 및 기술 지원 등의 기능들을 각각 어떤 비중으로 가져갈 것인가에 대해 그동안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최적화시켜 나갈 방침이다.
또 하나의 경영방침인 제품 다양화는 날로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는 데스크톱 PC 의존도를 낮추고 고부가가치 제품군을 확대시켜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데스크톱 PC는 세계 최대의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바이어들에게 품질과 가격 면에서 최상의 조건으로 제공할 수 있는 경쟁 우위를 계속 유지하고 노트북 PC, LCD모니터, 포스트PC 등 몇년 전부터 투자를 집행한 제품들에 대한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쳐나갈 방침이다. 이미 노트북 PC는 지난해 연말 일정 성과를 거뒀다.
대만업체들과의 경쟁력을 위해 생산 과정에서의 품질 관리는 물론, 판매 이후에 고객으로부터 발생하는 품질 관리도 제공하는 토털 아웃소싱 솔루션 업체로의 입지를 다질 계획이다. 이러한 토털 아웃소싱은 브랜드회사는 마케팅에만 집중하고 ODM업체로서는 제조, 물류, AS까지 모두 책임지는 형태로 PC산업의 새로운 조류로 정착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 삼보컴퓨터가 강점을 가질 수 있도록 자체 연구개발 능력에 대한 투자는 물론 현지에서 기술지원 및 사후서비스를 할 수 있는 서비스회사도 함께 운영할 계획이다.
글로벌 생산체계도 지난해 멕시코 공장 설립을 계기로 북미, 중국, 한국에 모두 거점을 마련했다. 특히 이러한 글로벌 공장은 물류비용을 크게 절약, 삼보 가격 경쟁력의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연구 개발 능력 강화를 위한 인적, 물적인 투자를 강화하여 제품군의 다양화와 개발 기간을 단축시키고 각 사업본부 단위로 독립 채산제를 실현함으로써 책임 경영을 실현시켜 나갈 계획이다. 또 조기 경보 시스템을 구축하여 경영 환경 변화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춰 나가는 한편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인사 혁신과 교육 혁신을 바탕으로 지식 경영 시스템을 정착, 회사의 무형 가치를 높여 나갈 예정이다.
삼보는 올해 내수는 전년대비 20%, 수출은 25%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신규 아이템인 노트북PC와 LCD 모니터는 각각 연간 50만대, 100만대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고, 2003년에는 각각 연간 100만대, 150만대 정도로 성장시켜 수익률을 대폭 높일 예정이다.
이홍순 부회장 인터뷰
―삼보의 주사업인 데스크톱PC는 이제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는데.
▲데스크톱PC의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긴 하지만 대만의 ODM업체들과 EMS 기업들 경우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대규모 물량이 확보된다면 규모의 경제를 실현, 수익이 가능하다. 삼보는 이러한 규모의 경제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고부가가치 사업인 노트북PC와 LCD모니터사업에도 집중하고 있다. 오는 4분기에는 각각 월 5만대, 10만대 수준의 매출을 이뤄낼 계획이다. 또한 미국과 일본 등 현재의 바이어 이외에 유럽, 남미, 인도 등지로 수출 지역을 확대해 올해 내수 20%, 수출 25% 성장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올해 해외 수출을 위한 투자부분은.
▲최대 경쟁업체인 대만업체들의 강점은 자체 디자인센터를 직접 운영해서 바이어들이 원하는 다양한 제품을 단기간에 샘플로 보여 줄 수 있고, 고객에게 판매한 이후의 기술지원도 세계 각지에 위치한 서비스 센터를 통해 제공한다는 데 있다. 삼보는 생산기지를 글로벌화했으며 미국, 일본에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해외 현지에 프리마케팅 및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는 거점을 마련, 대만업체들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세계 각지에 포진해 있는 생산 및 서비스 기지들에 대한 업무 표준화 작업과 글로벌 SCM 전략을 구축하는 것도 올해 투자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브랜드 수출계획은.
▲사실상 북미 지역이나 유럽지역에서 독자 브랜드로 수출길을 열기는 어렵다. 삼보는 현실적으로 세계 최고의 생산자설계방식(ODM)업체를 지양하고 있다. 세계 최대 노트북 제조업체인 콴타나 EMS업체인 솔렉트론의 경우 순익률이 메이저 PC업체와 맞먹거나 상회, OEM업체로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 대부분의 수출은 ODM이나 OEM을 중심으로 하되 한국과 중국에서는 브랜드 영업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다.
LGIBM
지난해 LGIBM(대표 변보경 http://www.lgibm.co.kr)은 데스크톱PC 29만여대, 노트북PC 6만4000여대, NT서버 9000여대 등 36만3000여대를 판매해 모두 43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이는 금액이나 판매대수 모두 지난 2000년과 비슷한 규모로 2001년 전체적인 IT경기 침체상황을 고려한다면, 상당히 선전을 한 결과다.
저가화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PC 시장에서 LGIBM은 중고가 제품이지만 그에 맞는 높은 품질과 서비스로서 시장점유율이 2000년보다 4% 이상 성장했다. 이는 그동안 전개해온 하이엔드 지향의 브랜드 정책이 성공적이었음을 보여준다.
서버의 하이엔드 시장에서의 비즈니스들도 꾸준히 진행되었는데, 2년 연속 ‘시군구종합정보시스템’의 주전산기로 LGIBM의 제품이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또한 적극적으로 기술과 마케팅 분야에서 IBM과 공조하여 인텔의 차세대 프로세서인 ‘지온엠피(Xeon MP)’ 프로세서를 탑재한 서버를 타사보다 3개월 이상 빠르게 독점적으로 출하하는 성과가 있었다.
LGIBM은 올해 국내 PC시장이 4% 내외의 소폭 성장을 기록하고 저가화도 심화될 것으로 예상, 사업전략을 수립했다. 올해 LGIBM의 기본 전략은 유동성 확보를 위한 무리한 매출 경쟁보다는 2001년의 하이엔드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바탕으로 수익성 위주의 점유율 확대정책을 구사하여 사업의 장기적인 성장기반을 구축하는 데에 힘쓸 예정이다. 전체적으로는 2001년보다 5% 정도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시장을 세분화해 △벤처·중소기업, SOHO 등의 창업부문에서는 솔루션 등과 연관된 새로운 패키지 상품으로 수요확대에 대응하고 △개인용 부문에서는 수요 고객 층을 세분화하여 특화된 제품으로 구매심리를 견인할 계획이다.
데스크톱PC 분야에서는 대체수요 위주의 시장으로 진입하는 만큼 고객의 사용환경을 세밀히 분석하여 각각의 수요층에 적합한 제품을 출시하는 특화전략을 추진할 방침이다.
홈네트워크의 중심으로 PC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디지털TV 나 멀티미디어 기기와 복합화한 신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노트북PC 분야는 SOHO나 중소기업 창업에 따라 빠르게 성장하는 국내 노트북 시장에 전체적으로는 하이엔드 제품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로엔드 제품까지 매출을 확대하는 ‘톱-다운 세그먼트’마케팅을 수행한다. 또 대학생 등으로도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무선 LAN 환경이 급속히 확대할 것으로 전망하여 ‘씽크패드’ 모든 시리즈에 걸쳐 무선 LAN모뎀을 기본 장착한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서버 분야에서는 메인프레임에서 사용하던 기술들을 대거 채택한 ‘엔터프라이즈 엑스 아키텍처(EXA:Enterprise X-Architecture)’를 적용한 신제품 ‘이서버 엑스시리즈(eServer xSeries)’를 중심으로 하이엔드 분야의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또 NT서버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NT 기반의 워크스테이션인 ‘인텔리스테이션’의 사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변보경 사장 인터뷰
―올해 LGIBM이 가장 역점둘 부분은.
▲지난해에는 가격경쟁으로 인해 채산성 확보에 어려운 한해였다. 올해의 경영환경도 작년만큼 어려울 것으로 본다. LGIBM은 수익성을 위주로 하는 시장점유율 확보에 많은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PC 또는 서버 분야에서 하이엔드 시장공략을 위한 제품출시와 관련업체와의 제휴를 통한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가격 경쟁력이 제일 뒤처진다는 지적이 있는데.
▲시장에서 제품의 가격이 중요한 변수이기는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품질과 신뢰성에서 구매고객에게 종합적인 만족감을 주는 브랜드를 가꾸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LGIBM은 브랜드에 대한 투자를 신중하게 그리고 하이엔드 분야에 집중해서 진행해 왔다. 앞으로도 가격 경쟁은 지양하고 품질과 서비스로 승부하는 기본 전략에는 변함이 없다.
―내부 임원 승진은 올해 가능한가.
▲올해는 LGIBM이 설립된 지 6년이 되는 해다. 이제 LG전자, IBM출신이 아닌 내부 임원 승진이 있어야 하는 시기로 보고 있다. 임원선출문제는 양 주주회사와 합의를 이뤄 진행해야 하는 사항이니만큼 양 주주회사 및 관계자들과 검토중이다.
―LGIBM에 대한 양 주주사들의 평가는 어떤가.
▲LGIBM은 LG와 IBM이라는 기본적으로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수평적으로 통합해 잘 관리한 성공적인 브랜드 경영의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양사의 보완적 사업구조 역시 성공의 요인 중 하나다. 현재 LGIBM은 △LG의 유통과 서비스를 바탕으로 한 컨슈머 영업에서의 강점과 △IBM의 시스템사업을 바탕으로 한 코퍼레이트 영업의 강점을 유기적으로 결합해내고 있다. LG와 IBM 그리고 LGIBM은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주는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관계를 지속할 것이며 CEO로서 이러한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