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2:새해 청사진-국내기업편>벤처부문-아이리버

아이리버(대표 양덕준)는 지난해 MP3 CD플레이어로 국내외 휴대형 디지털 오디오 플레이어 시장에 이변을 일으키며 업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던 벤처기업이다.

 양덕준 사장은 삼성에서 반도체 유통으로 오랜 경험을 쌓은 전문가로 반도체 설계 인력을 모아 레인콤이라는 반도체 설계 회사를 만들고 여기서 개발한 칩을 기반으로 MP3 CD플레이어 ‘아이리버(iRiver)’를 개발하기에 이른다.

 아이리버는 휴대형 CD플레이어에서 MP3 CD가 재생되도록 한 제품으로 중국산 저가 제품과 성능과 디자인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이면서 미국 최대의 MP3플레이어 브랜드인 소닉블루에 OEM 공급되는 등 지난해에만 50만대가 넘게 팔려나갔다. 이처럼 전세계 소비자들로부터 넘치는 사랑을 한 몸에 받은 양 사장은 새해를 맞아 무언가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예로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3이란 숫자를 무척 좋아하고 의미 있게 생각해왔지요. 삼천리 금수강산에 살고, 서당개 3년이면 풍월도 읊게 되고, 3세판 이면 승부가 나야 하며, 수염이 석자라도 먹어야 한다는 둥 말이죠. 3이란 큰 것이고 완성이며 새로운 도약을 위한 전환점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봅니다. 오는 22일로 레인콤 설립 3주년이 됩니다. 저희도 이제 도약해야 할 때인 거죠.”

 지난해 말 MP3 CD플레이어에서 세계 최초로 20㎜벽을 깨뜨린 ‘슬림엑스(Slim-X)’를 출시하며 또 한번 센세이셔널한 반응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이지만 3이란 숫자의 주술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모양이다. 올해 양 사장은 슬림엑스를 간판으로 삼아 해외시장에서도 자체 브랜드 판매에 나선다. 중소벤처기업으로서 참으로 어려운 결정임에 틀림없다.

 “이미 개설된 홍콩·중국·미국지사 외에도 유럽과 일본에 거점을 마련할 생각입니다. 지역거점들은 본사의 지휘를 받는 소극적인 영업창구가 아니라 능동적으로 로컬 디자인과 로컬 브랜드를 창출하고 고객서비스까지 책임지는 실질적인 마케팅 본부 역할을 담당토록 할 겁니다.”

 사실 MP3 CD플레이어 분야도 어느새 성장기로 접어들고 있다. 지난 홍콩전자전에서도 확인됐듯이 수많은 업체의 참여로 치열한 가격경쟁이 불가피해진 것. 당연히 높은 시장점유율과 자체 브랜드 판매의 강화가 필요해진다.

 “이를 위해 올해 아이리버는 중저가 시장 형성에 적극 나설 계획입니다. 가격경쟁력만 높은 중국·홍콩 제품을 기술 및 디자인의 우위로 견제하고 성능이 뛰어난 국내나 일본 전자업계에는 가격우위를 지키는 거지요. 뿐만 아닙니다. MP3 CD플레이어 이외에도 AV와 PC가 접목된 신개념 제품을 선보여 아이리버의 브랜드 파워를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지난해 MP3 CD플레이어 한 품목으로 순식간에 8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아이리버. 올해는 그 3배가 넘는 2600억원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