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마이크로프로세서(CPU)업체가 아니다.’
인텔코리아(대표 김명찬)가 변신에 나섰다. PC용 CPU업체가 아니라 무선 인터넷·네트워크·서버·e비즈니스 등 광범위한 사업군을 갖추고 IT기업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일정 부분 성과도 거뒀다. 비록 전반적인 IT시장의 침체와 PC가격 급락으로 전체 매출이 30% 이상 감소했지만 서버시장 진출을 위한 ‘매크로프로세싱’ 전략과 PDA 등 국내 휴대정보기기시장을 겨냥한 ‘익스텐디드 PC’ 전략을 통해 IT기업으로서의 인텔의 위상을 다졌다는 평가다.
이를 바탕으로 서버시장에서 컴팩·HP를 우군으로 만들었다. 휴대기기용 CPU ‘스트롱암’은 이미 스탠더드로 자리잡았고 노어형·난드형을 결합한 ‘스트라타’ 플래시메모리도 다양한 제품군에 적용돼 빠르게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PC시장에서 다진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세대 IT시장에서 주도력을 높이는 게 목표”라는 김명찬 사장은 올해도 이에 더욱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삼성생명·삼성SDS 등과 함께 금융IT솔루션을 공동 개발하기로 하고 제휴를 맺은 것도, 한국에서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운영해 서버의 원격 통합 관리까지 지원하는 매니지드 호스팅 서비스를 시작한 것도 다 이 때문이다.
세부적으로는 올해 각 라인업을 확대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일단 서버시장에서는 64비트 서버용 CPU ‘아이테니엄’ 차기버전인 매킨리 1㎓급을 내놓아 32비트 ‘제온’에 이어 시장영향력을 높이기로 했다. 지난해 진행했던 ‘매크로프로세싱’ 캠페인도 지속할 예정이다.
유·무선 네트워크시장의 마케팅력을 높이기 위해 LG상사와 영업대행계약을 체결한 것을 바탕으로 라인업을 확대하고 신규 고객 확보에도 주력하기로 했다.
그래도 올해 가장 집중할 부문은 역시 ‘펜티엄4’를 기반으로 한 PC시장임에 틀림없다. 지난해 주력제품으로 육성한 ‘펜티엄4’를 이번에 내놓는 0.13미크론(㎛) 공정의 ‘노스우드’ 제품군으로 전면 교체하고 2㎓급 이상의 고속 CPU시장에서 1위로서의 자리를 굳힌다는 방침이다. 또 발열 문제로 제품 출시가 늦어진 노트북PC용 ‘모바일 펜티엄4’도 출시해 이동형 PC로 옮아가는 시장변화에 적극 대응해 10% 이상의 성장을 목표로 세웠다.
기술 선도회사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표준기술개발도 게을리하지 않을 생각이다. 무선 분야에서는 인텔PCA를 기반으로 프로세서·메모리·RF까지 원스톱 솔루션을 개발하고 유선 분야에서는 인피니밴드·3GIO·USB2.0 등 PC확장성을 확보하는 연결규격 표준화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일 생각이다.
한국내 투자로는 20억원 정도를 투입해 삼성생명과 차세대 금융 IT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한 ‘인텔 아키텍처·솔루션 연구소’를 설립하는 한편 인텔캐피탈을 통해 유망 기술협력업체 투자도 지속할 계획이다.
“한국 IT분야의 최고의 동반자가 되겠다”는 김 사장은 “인종·성별에 차등을 두지 않고 누구나 능력껏 즐겁게 일하는 회사”를 만드는 게 목표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