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2:새해 청사진-국내기업편>벤처부문- 태진미디어

 노래반주기 제조업계의 선두기업인 태진미디어(대표 윤재환)는 올해 인터넷을 활용한 신개념의 노래반주기 출시와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의 변신을 위해 지난해 눈코뜰새 없이 바빴다.

 윤재환 사장은 수년 전부터 단순히 반주기를 제조·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문화를 리드하는 기업으로의 전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를 통해 국내 반주기 시장의 신수요를 이끌어냄과 동시에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매년 성장세를 거듭해오던 당사는 지난해 사회 전반에 걸친 경기침체와 연초 발생한 저작권 분쟁으로 인해 힘든 한해를 보냈습니다. 수년간의 경기 침체가 일선 노래연습장의 불황으로 이어졌고 이는 곧바로 유통·제조 분야로 이어져 업계 전체가 전반적으로 침체됐었지요. 하지만 이것이 전화위복의 계기로 작용했습니다. 인터넷을 활용한 상품군을 개발하고 모바일 사업을 전개하는 한편 다양한 콘텐츠 개발을 위해 m.net과 전략적으로 제휴하는 등 변화를 모색하게 됐으니까요.”

 사실 태진미디어는 극심한 경기 침체와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노래반주기 판매량에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그는 인터넷 게임방 등 대체 놀이문화가 급성장하고 있는 와중에서 디자인 및 일부 기능을 추가하는 정도로는 급변하는 소비자의 기호를 충족시켜 줄 수 없다고 내다봤다. “지금까지 관련 업계에서 내놓은 많은 신제품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다지 많은 차이점을 발견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는 관련 업계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지요.”

 이런 판단 아래 3년여 동안 50억원의 막대한 자금 투자를 통해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형 노래반주기 ‘질러넷’을 완성하기에 이른다.

 “질러넷은 기존 노래반주기와는 완전히 개념을 달리하는 제품입니다. 자신이 즐겨부르는 곡을 저장해 두었다가 불러올 수 있어 선곡하느라 책자를 뒤적일 필요가 없지요.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해 노래방을 많이 이용하는 고객에게 추가 혜택도 줍니다. 또 어느 노래가 많이 불렸는지 데이터를 누적해 저작권료에 대한 투명한 배분도 가능해집니다.”

 윤 사장이 질러넷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질러넷은 새로운 제품의 출시라기보다는 새로운 사업으로의 전환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태진미디어는 앞으로 질러넷이 설치된 노래방에서 인터넷 즉석 오디션을 통해 스타 캐스팅에도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음악케이블방송 m.net과 제휴한 것은 이런 사업화를 위한 장기적인 포석이다.

 한편 태진은 이미 일본의 노래반주기 업체인 다이치코쇼사와 노래인덱스기 1200만달러 어치의 수출계약을 체결했고 미국에서는 안정적인 수출이 지속되고 있으며 중국시장에는 직접 진출까지 모색하고 있어 올해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96년 이후 6년 연속 무차입 경영과 경상이익률 20%대의 양호한 수익성을 달성해온 태진은 2002년 ‘문화메신저’로서 확고히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