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코리아(대표 이명우)는 ‘워크맨’에서부터 환상적인 게임 환경을 제공하는 ‘플레이스테이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첨단제품을 구비한 국내 가전메이커의 선두주자다.
11년 전인 지난 90년 2월 소니인터내셔널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소니코리아는 줄기찬 성장세를 이어 설립 3년 만에 수출1000만불탑을 수상했다. 95년부터 본격적으로 소비자시장에서 영업을 시작한 이 회사는 지난해 4월 소니코리아로 사명을 변경하고 디지털시대를 맞아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휴대형 컴퓨터 ‘바이오’를 비롯해 메모리 스틱을 이용한 디지털카메라와 디지털비디오카메라·디지털방송장비 DVCAM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3월 결산한 소니코리아의 매출은 5900억원. 올해 3월 결산에는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해 7000억대에 이를 전망이다. 또 디지털방송 시작으로 방송장비 부분이 성장을 이뤄 2003년 3월 결산에서는 1조원의 매출을 돌파한다는 목표다.
특히 지난해 말 신임 사장을 전격적으로 임용한 소니코리아는 그동안의 소극적인 마케팅을 벗어 던지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소니코리아는 올해 한국 시장을 놓고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토착업체와 시장쟁탈전을 벌이기보다는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한국에서 가전제품 시장점유율을 올리기 위해 기존 기업과 경쟁을 벌이지 않는 글로벌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의미다. 이는 또 장기적으로는 국내 시장에서도 경쟁관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5∼10년 동안은 서로 보완해나가겠다는 의지다.
신임 이명우 사장도 TV 몇 대 더 파는 것보다는 광범위한 영역에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는 시험적 시장으로서 한국의 역할에 관심이 더욱 많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국내 기업들이 주력하고 있는 제품보다는 디지털캠코더나 방송용 장비 등 아직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거나 대규모 시장을 형성하지 못한 부분에는 차별화를 앞세워집중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소니코리아에 있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사업과 같이 새로운 영역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한해가 될 전망이다. 지난 89년 국내에 진출한 후 캠코더 등 전자기기만 판매해온 소니코리아는 올해부터 웹서비스를 시작함으로써 앞으로 엔터테인먼트 및 정보기술(IT) 서비스산업으로의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효시로 내놓은 것이 바로 자신만의 캐릭터인 ‘포스트페트’이다. 이 소프트웨어는 e메일서비스로 8종류의 페트(pet) 가운데 자신이 좋아하는 페트를 선택한 다음 애완동물을 키우듯 사이트(http://www.postpet.ne.kr)에서 보살피며 감성을 교감하고 e메일 심부름을 수행하도록 하는 동화적인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포스트페트는 지난 97년 일본에서 처음 발매된 후 현재 100만명의 가입자를 유치했으며 지난해 대만·홍콩·싱가포르 등에서도 발매됐다.
소니코리아 이명우 사장
―올해 소니코리아의 마케팅 전략은.
▲소비자에게 이익을 제공하고 현재 시장에 없는 제품을 공급해 제품전략을 차별적으로 가져갈 계획이며 방송장비·퍼스널오디오·캠코더 등 소비자의 요구에 맞는 제품을,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제품을 소개해나갈 것이다.
―다국적기업의 입장에서 보는 국내 가전시장은 어떤가.
▲국내 시장은 세계 시장과 다르다. 특히 LG와 삼성처럼 로컬기업이 시장에서 강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처럼 다국적기업이 마케팅 활동을 펼치기는 어렵다.
그러나 미국과 같은 완전경쟁시장에서 소니가 인정받은 만큼 국내에서도 자신 있다.
―소니코리아의 현지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데.
▲그렇다. 소니코리아는 올해 무엇보다 현지화 경영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그러나 일부 후발업체가 말하는 현지화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소니라는 브랜드는 이미 한국에서 자리잡은 지 오래라고 본다. 따라서 이제 소니는 이름을 알리는 단계는 지나 한정된 예산을 좀더 보람 있게 사용하는 사업을 할 것이다. 환경친화라든가 주변의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회공헌 등이 대표적인 사업이 될 것이다.
현지화와 함께 글로벌화도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소니 본사에서도 글로벌 조직으로 이끌어가라는 주문과 무관하지 않으며 개인적으로도 국제표준화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를 위해 해외 선진기업을 배우기 위해 ‘벤치마크대표단(benchMark delegation)’이라는 제도를 신설해 분기마다 직원을 10명씩 해외 소니 지사나 타기업으로 보내 국제표준에 대해 배워 올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