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시장의 조회공시 요구는 무시해도 그만.’
코스닥증권시장이 25일 밝힌 ‘제3시장 기업들의 조회공시요구 현황’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22일 현재까지 제3시장의 조회공시 요구는 모두 14건이며 이중 5건(35.7%)이 조회공시에 불응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조회공시 요구(13건)에 대한 불응이 1건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크게 늘어난 셈이다.
그러나 현행 제3시장 규정에서는 기업들이 조회공시 요구에 불응하더라도 하루동안의 거래정지와 10영업일 동안 불성실공시에 대한 고지 외에는 별다른 제재수단이 없어 이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조회공시 요구를 사유별로 보면 영업활동정지설과 M&A설에 대한 조회공시가 전체 14건 중 각각 5건씩을 기록, 경영여건 변화가 조회공시 요구의 가장 큰 요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영업활동정지설로는 사이버타운과 인사이드유·인투컴·케이코몰 등 4개사가 5건의 조회공시 요구를 받았는데 이중 케이코몰을 제외한 3개사가 지정취소나 매매정지조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매매정지나 지정취소를 받은 기업들은 조회공시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는 실사를 통해 사실상의 영업정지가 밝혀졌을 때 이같은 조치를 받았기 때문에 조회공시 요구가 투자자들의 피해를 줄이는 데는 실질적인 역할을 하지 못했다.
지난해에 이어 M&A설에 대한 조회공시도 단골메뉴였다. 올해에는 소프트랜드와 인사이드유·코리아인터넷정보통신·타운뉴스 등 4개사가 M&A 관련, 5번의 조회공시 요구를 받았는데 이중 소프트랜드와 코리아인터넷정보통신 2개사의 M&A가 사실로 드러났다. 그러나 소프트랜드를 제외하고는 형식적인 답변에 그쳐 이 역시 조회공시 요구가 투자에 큰 도움을 주지는 못했다.
이외에 부도설로 조회공시 요구를 받았던 네오텍과 엔.티.비 역시 조회공시요구에 일절 응하지 않다가 부도 이후에야 지정취소 조치를 받았다.
조회공시에 대한 기업들의 무관심도 팽배해 있다. 올해 조회공시 요구에 응한 9건 중 당일 조회공시를 한 경우는 단 한건도 없었다. 지난해의 경우 조회공시에 응한 12건 중 당일 공시에 나선 경우는 2건이었다. 코스닥증권시장측은 당일 공시원칙이 코스닥시장과 달리 제3시장의 경우 1일 이내에 조회공시에 응해도 되지만 정상적인 기업이라면 당일 응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또 올해 조회공시 요구에 응한 9건 중 5건이 검토중이거나 진행중이라고 밝혀 M&A나 유상증자, 기업매각과 같이 중요한 기업정보가 성사단계에 오르기도 전에 흘러나와 투자자들에게 조회공시 요구를 당하는 등 기업정보관리에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