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28.37% 국내 매각, 자사주, 전략적제휴, EB 발행 추진

 KT의 해외 지분매각이 마무리되면서 국내 지분매각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내년 상반기중에 추진될 국내 지분매각이 사실상 KT의 민영화를 결정짓기 때문이다.

 KT는 해외 매각지분 11.8%를 해외투자가와 마이크로소프트(MS)에 18억1780만달러에 매각, 민영화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 여세를 몰아 나머지 국내 매각분 28.37%도 성공리에 매각, 민영화를 완료한다는 것이다. 서정수 KT민영화추진단 팀장은 “KT 민영화는 계획대로 추진될 것”이라며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중”이라고 말했다.

 KT는 자사주 매입, 전략적 제휴, 교환사채(EB) 발행 등을 통해 공개매각 입찰물량을 최소한다는 방침이다.

 ◇자사주 매입=KT는 10% 가량의 자사주 매입을 고려중이다. 이상철 KT 사장은 국내 투자자들의 KT 지분매각 참여를 유인하기 위해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자사주 10% 가량을 매입하는 방안을 추진할 수도 있다”는 내용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했다. 이에따라 정부의 KT 매각물량이 18.37%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KT의 자사주 매입은 유통물량을 줄이는 효과를 발생시켜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경세 대우증권 연구원은 “KT의 자사주 매입은 주당가치희석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KT가 10%의 자사주를 매입할 경우 1조5000억원 가량의 자금이 필요한 만큼 단기적으로 자금부담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략적 제휴=KT는 또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지분매각을 포함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 국내 매각분량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서 팀장은 “KT와 제휴를 원하는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지분매각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KT의 뜻대로 기업들이 움직여줄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기업들이 참여할 만한 ‘미끼’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양종인 동원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대기업들이 자금여력이 있더라도 KT의 경영권을 보장받지 못한다면 지분매입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기업들의 지분매입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KT 1인당 보유한도를 5%에서 15%로 상향조정했지만 경영권에 관해선 모호한 입장이다. 먼저 전문경영인을 선임하고 후에 경영권에 대해 다시 논의한다는 입장이지만 민간에게 쉽사리 경영권을 이양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자사주 10%도 경영권 논쟁을 잠재우는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B발행=KT는 해외 EB발행을 성공리에 마무리하면서 국내 EB발행에도 자신감을 얻고 있다. KT는 지난 20일 룩셈부르크 증권거래소에서 기준주가 5만1559원(19일 ADR가격 종가)보다 20.1% 할증된 6만1922원으로 EB를 발행, 해외시장에서 성장성을 인정받은 것으로 자평했다.

 KT는 할증발행보다는 이자비용을 줄여주는 EB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파생상품에 취약한 국내 시장의 여건을 감안할 경우 투자리스크를 낮춰야만 기관들의 참여가 늘어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단 이자비용이 적은 만큼 교환이익도 낮아야 한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통신서비스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KT의 국내 지분매각 축소 노력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자사주 매입외 나머지 방법들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직까지 KT와 정부가 기업과 투자가들에게 매력적인 지분 인수조건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로선 자사주 매입을 제외한 나머지 지분매각은 공개매각입찰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설명이다. KT가 지난 2월 국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14.7%(5097만주)의 정부지분 매각에서 매각물량의 6.5%인 333만주밖에 팔지 못했듯 공개매각입찰은 난항이 예상된다. 반영원 굿모닝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KT 민영화에 대한 구체적인 의지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