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대표 구자홍 http://www.lge.com)는 지난 연말의 경영환경을 기반으로 새해 사업전략을 수립했지만 올 경기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성장률 저하, 환율변동, 원자재 가격변동 등 기업환경의 변수에 대비한 단계별 대응 시나리오를 사전에 준비해 대응력을 높여나갈 방침이다.
특히 첨단 디지털 제품과 차세대 통신장비 분야에서 확보한 디지털 기술리더십(technology leadership)을 바탕으로 올해는 정보통신 단말기와 디지털TV, 고급 백색가전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매출확대를 통해 사업구조를 고도화해 나갈 예정이다.
LG전자는 올해도 승부사업에 핵심역량을 집중한다는 전략아래 PDP·LCD·CRT 등 기존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직계열화를 통한 시너지를 창출하고 유기EL·평판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시장에 조기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홈네트워크와 모바일네트워크 사업전개에 필요한 신기술·신규격·신상품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국내외 선진기업 및 콘텐츠 회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것이다.
아울러 인터넷 및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한 IMT2000 관련 핵심 칩과 첨단기능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제품 경쟁력과 수익성을 강화하고 차세대 기술 및 제품 개발에 집중 투자키로 했다.
LG전자는 이를 위해 올해 연구개발(R&D)분야에 지난해보다 20% 늘어난 1조2000억원을 쏟아붓고 7000억원 규모로 예정된 설비투자도 디지털TV와 IMT2000장비 등 관련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올해는 작년의 16조6000억원보다 10% 정도 늘어난 17조2000억원의 매출목표를 달성하고 지난해 5% 수준이던 영업이익률을 6%대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수출드라이브정책도 LG전자가 올해 강력히 추진할 전략 중 하나다. 이를 위해 미국에서 인지도가 높은 제니스 브랜드력을 활용해 LG전자가 생산한 첨단 디지털 제품을 본격 런칭하고 월드컵을 계기로 디지털 선두기업의 이미지를 높이는 데 적극 활용키로 했다.
선진시장에서는 2년 연속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한 가정용 패키지에어컨을 비롯해 디오스냉장고·드럼세탁기·TFT LCD모니터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를 확대하고 IT분야의 시장회복에 대비해 CDRW·완전평면모니터·노트북PC 제품의 마케팅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해부터 수출이 본격화된 CDMA단말기 분야의 경우 미국내 대형거래선을 확보해 수출기반을 안정화하는 한편 유럽·중국·동남아 등에 GSM단말기 수출을 확대해 이 분야의 세계적 리더로 도약할 방침이다.
LG전자는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에서의 사업 성공 여부가 업계 판도를 바꿔놓을 최대 변수로 떠오른 만큼 백색가전사업을 통해 확보한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첨단 디지털 제품과 고부가가치 제품 시장을 선점하는 데 주력키로 했다.
특히 지난해 신규 진출한 중국 정보통신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되 단기적인 접근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서서히 경쟁기반을 확보해 나가는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LG전자는 디지털방송에 이어 월드컵 개최로 침체된 내수경기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이미 출시한 40인치·42인치·60인치 PDP TV에 이어 50인치와 36인치 등 다양한 모델을 출시하고 디지털방송 수신이 가능한 초대형 프로젝션TV·첨단 DVD플레이어를 대거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백색가전 분야에선 에어컨·디오스냉장고·김치냉장고 등 주력 제품의 판매를 확대하는 한편 세계 최초로 상품화한 인터넷 백색가전 시리즈(냉장고·세탁기·에어컨·전자레인지·김치냉장고)의 보급확대에 주력키로 했다.
정보통신 분야에선 cdma2000 1x단말기와 인터넷 동영상이 가능한 휴대단말기 제품(cdma2000 1x EV-DO)을 경쟁업체보다 한발 앞서 출시해 시장을 선도하고 3G장비사업에서의 경쟁우위를 바탕으로 장비수주전에 적극 대응키로 했다.
LG전자는 올 4월 지주회사와 사업자회사로 기업분할이 이뤄져 경영의 투명성이 확립될 것으로 보고 사업구조의 고도화를 통해 회사가치를 높이고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회사의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또한 LG전자가 확보한 세계적 기술력과 선도제품을 중심으로 선진시장과 성장시장에서의 브랜드 리더십을 강화해 디지털 리더 기업으로의 도약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LG전자는 △가치창조적 노경관계 △성과주의 조직체계와 우수한 인적자원 △전략적 제휴를 통해 축적한 글로벌 스탠더드 △세계적 수준의 생산기술과 생산력 등 4가지 요소를 경쟁력의 원천으로 삼아 이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인터뷰―구자홍 부회장
―지난 한 해를 돌아본 소감은.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다 9·11 미국 테러 사태까지 겹쳐 전반적으로 어려운 한 해였으며 특히 IT산업의 성장 축소는 관련 제품이 많은 LG전자에 큰 난관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도 임직원들의 합심과 비상경영 체제를 통해 연초에 설정한 경영목표를 무난히 달성함으로써 글로벌 리더 기업으로서의 자신감을 확인한 소중한 한 해였다.
―새해 IT산업 경기를 전망해 본다면.
▲국내 경기는 올 2분기를 지나면서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연간으로는 지난해와 비슷한 3% 수준의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전자·정보통신 분야는 디지털방송과 월드컵 특수, 차세대 정보통신 서비스의 본격 적인 개시로 연 6%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해 경영방침은.
▲그간 축적한 디지털 리더십을 기반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시나리오 경영에 입각한 경영 리스크 최소화와 매출 확대 및 비용절감을 통해 수익성 창출에 주력할 방침이다. 또한 고부가가치 제품의 매출비중을 확대하고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체질화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이미 확보한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중국사업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오는 4월이면 지주회사와 사업자회사로 분할되는데 전망은.
▲지주회사 출범은 그간 정도경영을 펼쳐온 LG가 우리나라에 새로운 기업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 하나의 모델을 제시한 것이다. 투명경영과 핵심사업에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회사의 가치를 높이고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사업자회사의 경우 기업분할로 여러가지 부담이 줄어듦에 따라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공격적인 경영을 펼칠 수 있게 됐다.
―LG정보통신과의 합병이 요즘들어 서서히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데.
▲합병 당시만 해도 안팎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성공작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이동통신단말기 사업이 예상치 않았던 큰 성과를 냄으로써 이 사업이 올해부터는 백색가전에 이어 또하나의 캐시카우(현금창출)사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장비사업의 경우 지난 2년간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합병효과로 인해 많은 부분이 상쇄됐다. 따라서 올해부터는 중국시장에서 그간 백색가전 사업을 통해 일궈놓은 기반을 바탕으로 정보통신부문이 큰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주가치 증대방안에 대해.
▲올 4월로 예정된 기업분할을 통해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확립하고 승부사업과 핵심사업을 집중 육성하는 등 사업구조를 고도화함으로써 주주가치를 극대화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전문경영인에 의한 책임경영과 이사회 중심의 투명경영을 실현하는 한편 정기적인 IR를 개최하는 등 주주중심의 경영을 실천할 계획이다.
―글로벌 브랜드 육성전략에 대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브랜드 마케팅을 전개하고 해외 법인장 및 수출담당자의 평가시 브랜드 향상 기여도를 반영하는 등 브랜드 육성을 체질화할 계획이다. 또한 세계 선진 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강화해 글로벌 1위로 도약을 추진할 방침이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