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전자(대표 장기형 http://www.dwe.co.kr)는 올해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접어든 지 3년째를 맞아 회사의 사활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경영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현재 해외 유수 가전업체들과 매각협상을 전개하고 있는 대우전자는 이르면 올 2분기부터 새로운 회사로 재탄생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매각협상이 결렬될 경우 지난 2년 동안의 계속된 영업이익을 기반으로 독자생존의 방향을 모색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대우전자는 이미 매각을 위한 준비작업을 거의 끝낸 상태다. 지난 2000년 10월 회사 매각을 통한 경영 정상화로 방향을 정한 이후 지난해 6월 1차로 반도체·무선중계기·신사옥·방산 등 비주력사업부문에 대한 매각을 완료했고 8월에는 4050억원에 대한 출자전환건을 마무리지었다.
이에 앞서 구조조정도 혹독한 수준으로 끝냈다. 워크아웃 이전에는 1만여명이던 직원수가 40%를 줄여 현재는 5200여명 수준이며 사업부문은 25개 사업에서 15개 사업으로 줄었다. 또 해외 사업장도 89개에서 62개로 줄고 해외 주재원도 310명에서 220명으로 30%가 감소됐다.
이렇게 구조조정을 끝내고도 대우전자는 지난해 매출 3조원에 영업이익 7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00년 매출 3조2000억원에 영업이익 166억원과 비교하면 매출은 감소한 것이지만 영업이익은 대폭 늘어난 것이다. 영업실적이 빠르게 호전되고 있음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이처럼 회사의 영업실적이 좋아진 것은 10개 비주력사업 매각으로 핵심역량을 강화한데다 각종 디지털 제품군의 출시 및 성공, 가전주치의 제도 등의 서비스로 품질에 대한 뒷받침을 확고히 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직원들과 노조도 매각만이 살길이라는 점에 공감해 전사적으로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한 것이 주효했다는 것이 대우전자의 자체 평가다.
대우전자는 올해도 이같은 성장기조를 유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매출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인 3조원으로 책정하되 영업이익을 1200억원으로 높여 내실경영을 달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우전자는 올해 주력상품으로 워크아웃 이전부터 준비해온 디지털 가전제품을 집중적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국내 처음으로 32인치 및 36인치 고선명(HD)TV를 양산함으로써 국내시장을 선점한 데 이어 국내 디지털 본방송 개시 및 해외 수출로 효자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들 제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해 디지털 가전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계획이다.
32인치 HDTV는 이 방식의 디지털TV로는 독보적인 판매를 기록했으며 살균이 가능한 전자레인지와 8.3㎝ 벽걸이TV, 90만원대의 디지털TV 등도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대우전자는 올해부터 대화면 프로젝션TV 시장공략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만 55·60인치 프로젝션TV를 출시한 대우전자는 비슷한 시기에 홈시네마 브랜드로 출시한 일체형 DVD리시버와 연계한 마케팅으로 홈시어터 시장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국내 업체 중 가장 먼저 제품을 상품화해 수출에 나선 PDP TV도 42인치 제품을 중심으로 해외 마케팅을 강화해 매출 확대를 견인할 계획이다.
대우전자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상품화해 선풍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무세제 세탁기와 산소 에어컨 등 녹색가전 제품을 본격적으로 판매해 기존 업체와의 차별화를 적극 시도할 계획이다.
특히 무세제 세탁기는 기존 고정관념을 깨고 인류의 공상을 현실화한 획기적인 제품으로 향후 녹색가전시장을 선도하는 대표상품이 될 것으로 대우전자는 기대하고 있다.
대우전자는 올해부터 한동안 주춤했던 수출 드라이브 정책을 적극 펼칠 방침이다.
비록 지난해 해외 사업장은 물론이고 해외 주재원도 30% 이상 줄이는 등 해외 사업부문의 인프라 감량으로 매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지만 전체 매출액의 85∼90%가 수출로 이뤄진 점을 감안해 수출 주력상품의 고도화를 통해 이를 극복할 계획이다.
또한 올해 현지 주요 바이어 및 영업망을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인트라넷 및 전산망을 개보수, 해외 사업장과의 긴밀한 연락망 구축 등을 통해 영업부진을 만회하기로 했다.
대우전자는 워크아웃 기업으로 선정되면서 한동안 주춤했던 투자도 올해는 지난해보다 배 이상 대폭 늘린 1000억원 정도를 디지털 제품의 양산을 위해 쏟아부을 방침이다.
대우전자는 이처럼 새해에는 주력사업부문인 디지털 영상가전과 첨단 백색가전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해 견실한 종합 멀티미디어 전문기업으로 거듭 태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터뷰-장기형 사장
―지난 한해를 돌이켜 본다면.
▲무엇보다도 워크아웃 2년 연속 영업이익을 창출함으로써 경영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 지난해에는 반도체를 비롯해 특산사업·무선중계기 등 비주력부문의 매각과 분사가 거의 완료됐다. 해외 매각을 통한 경영 정상화 노력을 계속하겠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독자생존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지난해 경영성과와 새해 목표는.
▲지난해에는 비주력사업부문을 포함해 3조4000억원의 매출에 1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목표로 했다. 분사와 매각을 완료한 비주력사업부문을 제외하고 매출 3조원에 영업이익 700억원을 달성했으니 지난해 목표는달성한 셈이다. 올해는 매출을 3조원대로 유지하고 영업이익을 1200억원대로 끌어올림으로써 내실경영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해외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데, 경영 정상화 방안은.
▲지난해 매각 자문사인 KPMG·채권단과 함께 해외 매각에 근접해 현재 입찰 의향서를 제출한 4개 해외 업체와 정밀실사를 진행중이다. 다음달중 결정될 예정이지만 절대 헐값에 팔지 않을 것이며 여의치 않을 경우 독자생존을 추진할 계획이다.
―각 업체마다 디지털 경쟁이 한창인데.
▲워크아웃 이전부터 준비해온 디지털 가전제품이 속속 히트를 치고 있다. 국내 최초로 내놓은 32인치 및 36인치 HDTV 양산으로 국내시장을 선점했으며 42인치 벽걸이TV도 해외시장에서 제품력을 인정받고 있다. 올해는 작년에 세계 최초로 개발한 무세제 세탁기와 36인치 HDTV 등으로 세계시장을 공략할 것이다.
―하이마트와의 분쟁 해결방안 및 유통전략은.
▲하이마트에 대해서는 정당하게 받아야 할 채권에 대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며, 여의치 않을 경우 법적 조치를 강행해 독자적인 유통망 신설을 고려하고 있다. 대우전자는 매출액의 90% 정도가 해외 수출로 이뤄진 수출기업이다. 매출액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국내 영업에 대한 안정적인 유통망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노사관계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던데.
▲기업이 어려울 때 이를 헤쳐나가기 위한 기본은 노사화합이다. 워크아웃 이전에도 무교섭·무분규 등 탄탄한 노사관계가 형성돼 있었으며 지금은 노조가 먼저 앞장서서 회사 살리기에 나섰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노사공동결의문’을 채택하고 임금협상도 무교섭 타결됐다. 지난해 7월에는 ‘신노사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앞으로의 각오는.
▲99년 취임할 당시 빅딜과 그룹 유동성 위기 등으로 거의 빈사상태였다. 그러나 그동안 임직원들과 함께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면서 회사 살리기에 매진한 결과 이제는 영업이익이 호전되는 등 경영여건이 좋아지고 있다. 앞으로 좋은 조건에 매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