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2002년 주요업종별 경기전망-컴퓨터 산업

 ‘맑음’. 올해 컴퓨터업계의 기상도다. 경기회복의 불투명 등 몇가지 악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인들의 소비심리 회복, 월드컵 개최 등 호재가 이를 상쇄하면서 성장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분야에 따라 다르지만 지난해 이상의 성장을 기록하면서 IT분야의 성장을 유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편집자  

◆PC 및 주변기기

 PC시장은 소비심리회복, 2002년 월드컵, PC교체주기 도래 등에 힘입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시장 조사기관이나 PC업체들에 따라 소폭 편차가 있기는 하지만 플러스 성장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IDC코리아는 올해 전년대비 7.7% 성장한 370만대, LG경제연구소는 8%대의 성장률을 예상했으며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14∼20%,삼보는 10% 내외, LGIBM은 4%의 시장성장을 예측했다.

 수출도 국내 PC업체들의 OEM계약이 확대됨으로써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된다. 삼보컴퓨터,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적게는 25%에서 많게는 100% 가까운 수출목표를 잡고 있는 것은 수출 르네상스를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모니터분야는 내년 PC시장 성장과 LCD모니터의 시장확대에 따라 내수시장은 전년대비 12% 늘어난 350여만대의 시장이 예상된다. 그러나 수출은 CRT모니터의 가격경쟁이 심화되면서 LCD모니터 분야가 올해 수출량보다 2배 이상 호조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트 PC시장은 PDA를 중심으로 시장확대가 예상된다. 지난해 15만대 규모에서 올해에는 20만대에서 30만대 정도의 시장규모가 예상되며 수출역시 올해에는 가시적이 성과가 기대된다.

 광저장장치의 경우 국내업체들이 기록형 DVD를 출시하고 CDRW나 DVD롬, 콤보 드라이브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내수는 물론 수출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하지만 주변기기 시장은 제품에 따라 명암이 엇갈린다. 프린터나 복사기 시장은 올해 포화상태에 다다랐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며 그래픽카드 등 멀티미디어 카드류 역시 인텔 등 주요 칩세트업체에서 통합 칩세트를 내놓음에 따라 시장이 오히려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잉크젯복합기나 디지털복합기, 개인용 레이저프린터, 휴대형 저장장치 등 새로운 유형의 제품들은 시장을 확대해갈 것으로 보인다.

 

◆중대형컴퓨터 및 스토리지

 올해 스토리지 시장은 1조원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에도 스토리지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구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는 기대보다 다소 못미치는 8000억원대의 실적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하고 있지만 올해에는 재해복구센터 등의 특수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25%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레이드디스크 시장은 지난해 다소 성장세가 둔화되기는 했지만 10∼20% 가량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재해복구센터의 수요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일반기업의 데이터 증가와 기업 기간시스템으로 구축되는 DW·ERP·CRM·KM 등의 수요가 스토리지시스템 수요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백업에 대한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테이프라이브러리의 수요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서버시장은 지난해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였으나 올해에는 플러스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서버시장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5∼10%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에는 세계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고 국내경기 또한 4∼5% 가량 성장하리라는 전망에 따라 기업들이 제일 먼저 IT투자에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올해에는 특히 정부·공공부문과 금융·통신부문이 서버의 수요를 촉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각 부문은 물론 국방정보화의 수요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부문의 정보시스템 증설과 재구축 수요, 통신부문의 증설 수요 등도 내년 서버시장의 변수로 등장할 전망이다.

 메인프레임 부문은 올해에도 여전히 유지보수·서비스 수요에 힘입어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유닉스서버 역시 로엔드에서부터 하이엔드시스템까지 고른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윈도NT의 경우는 컴팩코리아·LGIBM 등 대형사 이외의 소형 국산서버 업체들의 매출 증가가 예상되고 있으며, 리눅스서버의 선전도 기대된다.

 

◆소프트웨어

 올해 SW시장은 ‘상반기 지속 침체-하반기 점진적 회복’이라는 전반적인 IT경기 사이클 전망을 대체로 따를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다른 분야에 비해서는 상대적인 호황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의 업체들은 올해 매출을 지난해보다 20∼30% 가량 늘려잡았으며 스토리지관리 SW,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 등 일부 급성장하는 분야의 경우는 50%까지도 매출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SW시장에서 주목할 분야는 웹서비스를 둘러싼 IT업체들의 선점 경쟁과 SW컴포넌트 확산 움직임이다.

 MS, 선, IBM 등 세계 굴지의 IT업체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닷넷과 J2EE기반의 웹서비스 우월성을 각자 내세워 개발자와 기업 고객을 우군으로 확보하는데 한치 양보없는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SW컴포넌트 시장은 정부 공공기관 프로젝트의 CBD 적용 확대여부가 가장 큰 관심을 끌고 있으며 MDA 등의 새로운 아키텍처에 대한 도입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스템 SW 분야에서는 IT관리 시장, 특히 재해복구 및 스토리지관리 SW 시장이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WAS 분야도 웹 시스템의 대형화에 힘입어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특히 WAS 플랫폼을 기반으로 포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통합을 결합하는 토털 웹 시스템이 각광받을 전망이다. DB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10%대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오라클, IBM, MS 등 업체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SW 분야는 정부 공공기관이 수요 창출을 견인하고, 전산투자에 주춤하던 제조업체들이 올해 대폭적인 투자계획을 세우고 있어 20%의 성장률은 무난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그룹웨어 시장은 올해 가장 짭짤한 재미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정부법에 따라 전국 지자체의 경우 연말까지 전자결재시스템을 구축, 각 기관간 문서유통이 전자적으로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신규 및 업그레이드 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지식관리/문서관리시스템(KM/EDMS) 시장의 동반상승도 확실시된다. 결재문서를 효율적으로 저장·관리하기 위해서는 EDMS가 필수적인 데다, 지식을 공유하는 인프라로서 KM에 대한 관심도 급증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다만 행자부가 무상 배포키로 한 G-KMS가 KMS 업체 매출구조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사적자원관리(ERP)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3만개 중소기업 IT지원사업’으로 중소·중견기업에까지 저변이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한국전력 계열사와 현대기아차와 같은 대규모 ERP 프로젝트가 발주, 시장을 달굴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해 상대적으로 퇴색됐던 고객관계관리(CRM)나 공급망관리(SCM) 분야도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 CRM은 마케팅·서비스 관련 모듈이 주류를 이루되 데이터통합·채널통합에 대한 이슈가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또 SCM은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중견기업에까지 확산될 전망이다.

 올해 패키지SW 시장은 내수와 수출시장의 전망이 다소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내수시장은 성장세가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시장확대에 큰 기여를 했던 불법복제 단속 특수와 같은 특별한 호재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PC경기 역시 언제쯤 정상적인 회복국면으로 접어들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반면 수출시장은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국산 패키지 소프트웨어의 품질이 외산 제품과 비교해 손색없는 수준으로 올라섰고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하고 있어 수출 전망을 밝게 만들고 있다. 주로 미국과 일본에 집중돼 있던 수출 대상 국가도 중국이나 유럽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리눅스는 오히려 경기침체의 덕을 볼 수 있는 분야다. 유닉스나 윈도에 비해 시스템 구축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불황 속의 호황산업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열려 있다. 다만 시장의 신뢰성과 킬러 애플리케이션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SI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은 올해 SI시장 성장률을 대략 15∼20%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 규모로는 8조원대 수준이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민간부문의 SI 수요 증가는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지만 금융권과 정보통신 분야 등 업종에 따라 IT투자가 필수적인 산업의 경우 꾸준한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길어지면 민간부문 IT투자는 크게 감소할 수밖에 없다.

 공공부문은 그동안 발주가 계속 연기됐거나 지연된 부분을 감안할 때 지난해보다는 많은 물량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SI업체들 대부분은 하반기 이후부터 IT경기가 상당히 호전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선거로 인해 정보화 투자가 후순위로 밀리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대형 IT프로젝트가 잇따라 발주되면서 국내 SI업체의 매출과 수익률이 급증하던 과거와 같은 상황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SI시장에서 대형 SI업체와 외국계 IT업체, 그리고 전문 SI업체들간 치열한 경쟁도 불가피한 실정이다. 실제로 금융, 제조분야에 대한 외국계 IT 및 컨설팅 업체의 시장공략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여 자칫하면 국내 SI업체들이 진퇴양난의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

  이같은 국내 IT시장의 한계를 극복하는 새로운 돌파구로 해외 SI사업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주요 SI업체들은 그동안 동남아, 중국, 중남미, 중동 등 해외지역에 뿌려 놓은 결실을 올해는 어느정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사업을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느냐는 아직 의문이다.

  따라서 올해 SI시장은 단순한 매출 증가보다는 고부가가치 사업발굴과 내부역량 강화를 통해 어느정도 사업 수익성을 확보하느냐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