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들이 올해 투자 우선 순위로 가장 많이 고려하고 있는 솔루션은 어떤 분야일까. 답은 ‘보안’이다. 중복응답을 고려하더라도 전체 210개 응답기업 중 69.7%가 보안솔루션 도입 의사를 밝혀 2위를 차지한 CRM솔루션 투자계획(48.1%)보다 20% 이상 앞선다는 점은 기업들의 인식변화를 보여주는 지표다. 즉 IT가 특정 사업영역에 도입돼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거나 업무프로세스를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는 인식에서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IT 전반의 공통 인프라로서 보안의 중요성이 업계에 자리잡혀가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는 e비즈니스 솔루션 영역을 고객 관리 및 지원(CRM·DW, 콜센터), B2B·B2C·EC(eMP·e프로큐어먼트·인터넷뱅킹·사이버트레이딩), 내부 프로세스 및 지식 관리(ERP·KMS·EIP), 인프라 활용 및 통합(보안·재해복구·WAS·EAI), 모바일 e비즈니스(무선·모바일 솔루션) 등 5개 부문, 16개 아이템으로 구분해 실시했다.
이번 조사에서 전체 210개 응답기업 중 69.7%가 보안솔루션 도입 의사를 가장 높게 밝혔다(중복응답). 2위를 차지한 솔루션은 CRM으로 48.1%가 답했으며 KMS가 44.2%를 차지했다. 이밖에 ERP가 39.8%, DW가 33.0%의 응답률을 보였으며 e프로큐어먼트나 SCM은 각각 20.4%, 19.9%로 도입계획이 낮았다.
조사대상기업의 e비즈니스 솔루션 업그레이드 수요에서도 210개 기업 중 206개 기업이 응답, 이 중 보안부문이 51.1%를 차지했다(105개사·중복응답). 보안솔루션에 이어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19.4%·40개사), KMS(19.4%·40개사), CRM(18.9%·39개사), ERP(18.4%·38개사)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신규도입을 포함할 경우 보안솔루션에 대한 응답은 70%(144개사)까지 올라가 국내기업들의 보안에 대한 인식 강화가 뚜렷이 나타났다. 특히 이런 조사결과는 ‘e비즈니스 관련 위험요소 평가’에서 기업들이 ‘보안’을 가장 큰 문제로 제기했던 것과 맥을 같이한다. 또 지난해 하반기들어 시행된 정보통신기반보호법 등 정부의 보안 관련정책 강화와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 제조업체의 e비즈니스 책임자는 “보안체제 점검과 개선을 위한 컨설팅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신규 도입 솔루션은 CRM이 29.1%(60개사)로 가장 높았으며 KMS(24.8%·51개사), 재해·재난복구(21.4%·44개사), ERP(21.4%·44개사), 무선·모바일 관련(19.4%·40개사)의 순으로 조사됐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체인 경우 신규수요가 타 업종에 비해 높게 나타났으며 공공과 금융권은 업그레이드 투자가 신규수요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공공=17개사가 응답한 공공부문의 2002년 e비즈니스 솔루션 투자는 역시 보안에 집중될 전망이다. 14개사가 보안투자를 1위로 꼽았으며 WAS(64.7%·11개사), KMS(58.8%·10개사)에 대한 수요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공공기관들은 국가의 정책이나 주로 정부의 지원에 따라 솔루션을 구축했지만 최근에는 자체적으로 e비즈니스 부서를 신설하거나 확대개편하는 등 공공기관 정보화에 앞장설 전망이다. 한국담배인삼공사는 올해 콜센터를 도입해 16만 소매점을 지원할 계획을 수립했으며, 향후 CRM으로 발전시킨다는 전략이다. 또한 기존의 휴대단말기를 이용하던 방식을 PDA로 전환해 주문·납기·처리를 IT기반에서 일괄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신규도입부문에서는 무선과 KMS 솔루션 도입에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했다. 무선·모바일 비즈니스는 그동안 금융업의 영업사원이나 제조업체 판매사원, AS 직원에게 공급하는 PDA 등 단말기 수요였지만 점차적으로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금융=금융권의 올해 e비즈니스 솔루션 투자는 CRM·보안·재해복구·콜센터 등 비교적 다양한 분야에 골고루 분포되고 있다. 신규도입부문에선 CRM에 대한 수요가 가장 많았고 업그레이드부문에서는 타 업종과 마찬가지로 보안이 가장 중요한 이슈로 대두됐다. 지난해 미국의 9·11테러사태와 관련, 정부 주요 기관과 금융기관 등의 보안 및 재해·재난 복구가 크게 부각됨에 따라, 올해 이 분야에 대한 수요가 크게 일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총 48개 금융사에 중복응답을 전제로 솔루션 도입계획을 물은 결과, CRM 도입 의사를 밝힌 금융권은 72.9%, 보안솔루션은 68.8%, 재해복구솔루션 도입 의사는 60.4%를 차지했다. 이와 관련,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이 재해복구와 관련한 권고안을 발표함에 따라 이 기준에 의한 시스템 확충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금융권을 은행·증권·보험 등 세부 분야로 나눠 e비즈니스 투자 우선순위를 비교분석한 결과 은행권은 무선·모바일 분야, 증권사는 재해복구, 보험사는 CRM이 가장 중요한 신규투자분야로 나타났다.
◇제조=총 85개 기업이 응답한 올 제조업의 솔루션 도입 의사 역시 보안(64.7%·55개사)이 1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ERP(56.5%·48개사), CRM(38.8%·33개사) 도입 의사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ERP는 신규도입에서 가장 우선시하는 솔루션 항목으로 나타났으며 업그레이드부문에서도 보안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해 ERP가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한편 e마켓·e프로큐어먼트·SCM 등 제조업 e비즈니스의 척도로 여겨지는 솔루션 투자계획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조달 및 SCM 관련 솔루션을 도입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신규와 업그레이드를 합쳐 모두 27.1%(23개사)로 조사됐다. 비록 제조업종에서 기업간 거래와 협업에 대한 투자가 기대했던 만큼 활발히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선도업체들을 중심으로 공급망관리는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서비스=29개사 유통·서비스 분야 기업들의 솔루션 도입 계획에서는 보안이 75.9%(22개사)로 가장 많은 응답률을 나타냈으며, 이어 CRM(62.1%·18개사), KMS(41.4%·12개사), SCM(37.9%·11개사), DW(37.9%·11개사), 무선·모바일 관련 투자(34.5%·10개사)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유통서비스의 핵심 솔루션으로 알려진 SCM은 대규모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도입됐다. 전체 29개 조사기업 중 10개사가 SCM 업그레이드를 추진할 것으로 답했으며, 한 유통사는 지난해 기존 EDI기반의 SCM을 웹화하는 작업을 마치고 CR(Continuous Replenishment)을 도입, 매출 예측과 자동발주가 가능한 단계까지 구현했다고 밝혔다. 한편 모바일 e비즈니스를 위한 투자도 서서히 이뤄지고 있는데, 전체 응답기업의 34.5%(10개사)가 무선·모바일 관련 신규 또는 업그레이드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통신·건설·기타=17개 정보통신기업에서는 보안(70.6%·12개사), KMS(64.7%·11개사) 부문을 중심으로 e비즈니스 솔루션 도입 의사를 밝혔다. 통신사들은 대부분 자체 데이터센터 및 망을 보유하고 있고, 비즈니스 자체가 서비스를 중심으로 해 e비즈니스로 인한 효과를 기업의 수익으로 직결시키고 있기 때문에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일반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기업들과 SI사들은 자체 투자에 부진하다. 한편 건설 및 기타 업종의 올해 e비즈니스 솔루션 투자 우선순위는 KMS(85.7%·12개사), ERP(57.1%·8개사) 순으로 집계됐다.
◆2002년 금융 세부 업종별 솔루션 도입계획(단위:%, 중복응답, 총 응답기업 39개사)
n=39 은행 증권 보험
순위 신규 업그레이드 신규 업그레이드 신규 업그레이드
1 무선 관련 e뱅킹 재해복구 보안 CRM 콜센터
2 CRM 보안 보안 e뱅킹 재해복구 보안
3 KMS 재해복구 CRM 무선 관련 DW DW
4 EAI 콜센터 무선 관련 콜센터 KMS CRM
5 EIP CRM DW CRM 무선 관련 e-C
6 재해복구 WAS KMS DW 보안 WAS
◆2002년 제조업종 솔루션 도입계획(단위:%, 중복응답, 총 응답기업 85개사)
순위 전체 솔루션(비율) 신규 도입
1 보안(64.7) ERP(30.6) 보안(43.5)
2 ERP(56.5) CRM(24.7) ERP(25.9)
3 CRM(38.8) KMS(23.5) CRM(14.1)
4 KMS(34.1) 보안(21.2) SCM(14.1)
5 DW(30.6) 무선 관련(18.8) DW(12.9)
6 SCM(27.1) DW(17.6) WAS(12.9)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