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이제는 모바일이다-손안에서 꿈의 세상이 열린다

 모바일이 인간세상을 지배하는, 그래서 세상만사가 다 모바일로 귀결되는 ‘모바일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지난해 그 가능성을 충분히 인정받은 무선인터넷은 올해 그 내공을 유감없이 뿜어내며 IT산업은 물론 우리사회의 가장 강력한 키워드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0년대의 PC, 90년대의 인터넷에 이어 모바일이 우리 사회·문화적 패러다임의 혁명적 변화를 재촉하고 있는 것이다.

 모바일이란 휴대폰·PDA·스마트폰 등 각종 모바일기기를 이용해 기존의 방송·통신·인터넷 등 모든 커뮤니케이션망을 무선인터넷으로 통합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는 언제 어디서든 시간과 장소를 막론하고 지식·정보사회의 특혜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꿈의 시대가 앞당겨지고 있는 것이다.

 모바일은 우선 정보사회의 대표적인 정보창구로 확고히 자리잡은 인터넷의 ‘선의 한계’를 뛰어넘어 ‘손안’에서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이제 휴대폰이나 PDA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정보의 바다’ 인터넷에 접속, 게임·채팅·메일·정보교환·쇼핑 등 모든 일을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됐다.

 현대인의 정보교환에 있어 필수 수단이라는 ‘e메일’도 모바일과 연결되면서 거치형 PC의 한계를 훌쩍 뛰어넘어 언제 어디에 있든 e메일을 자유자재로 주고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에 따라 모바일로 전자우편과 채팅을 즐기는 ‘모티즌’들이 네티즌 다음세대로 주목받고 있다.

 단순한 메시지 송수신에 그쳤던 휴대폰으로 데이터·음성·동영상 등 모든 멀티미디어를 주고 받는 멀티미디어메시징서비스(MMS)도 손안에서 현실화할 전망이다. 머지않아 대형 액정화면 및 트루컬러 휴대폰과 고화질 디지털카메라가 접목돼 커뮤니케이션에 일대 변혁이 일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바람은 21세기 금융패턴까지 뒤바꿔 버릴 폭발력을 갖고 있다. 이미 휴대폰은 소액전자결제의 대표적 수단으로 자리잡았으며 △모바일뱅킹 △모바일증권거래 △모바일티켓팅 △ 모바일쿠폰 △모바일복권 등 다양한 종류의 모바일금융상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모바일 전자금융의 결정체는 무엇보다 ‘모바일지갑’(mobile wallet). 무선망 및 금융전산망의 통합과 최첨단 IT기술에 힘입어 휴대폰은 앞으로 현금 입출금은 물론, 마치 신용카드나 스마트카드와 같이 사용할 수 있는 전천후 ‘지갑’으로 변모하게 된다. 모바일지갑은 벌써부터 활용분야가 대폭 확산되며 모바일뱅킹시장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모바일산업의 성장은 B2C·B2B·B2G 등 기업간 전자상거래 시장에서도 엄청난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인터넷 및 인프라넷 기반의 e비즈니스 플랫폼이 모바일과 연계한 유무선 통합 플랫폼으로 확대되면서 모바일상거래, 즉 ‘m커머스’가 전면에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대기업을 중심으로 m커머스 플랫폼 구축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방문판매업체를 비롯한 유통업체들은 모바일의 특장점을 잘 살려 m커머스시장을 주도하며 다가오는 ‘m비즈니스’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모바일은 또 기존 유선인터넷과 다른 차원의 문화생활을 열어주며 ‘제6의 미디어’로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ADSL급 전송속도 △트루컬러급 화질 △손바닥 크기의 대화면 △자연음에 가까운 음질 등 HW·SW적 벽이 허물어지고 있다. 기존 콘텐츠의 통합 및 호환 등도 가능하다.

 위성통신시대의 개막으로 사람이 가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사용가능한 모바일환경이 구현되면서 미디어로서 모바일의 가능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전자책의 개념을 바꾼 ‘m북’은 물론 모바일기기에서 각종 동영상을 감상하는 모바일VOD서비스까지 등장했다.

 신문·방송·잡지 등 기존의 올드 미디어들도 모바일로 빠르게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인터넷포털사이트들도 무선과의 적극적인 연계를 추진하고 있다. 모바일강국 일본에서는 이미 ‘i모드’용 애니메이션과 드라마·영화·뮤직비디오 등이 주목받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편 산업으로서 모바일은 새해 우리경제의 강력한 키워드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CDMA의 종주국으로 해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다 인터넷강국으로 무선부문에서 이미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어 모바일은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주력산업’으로서의 성공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강점은 무선인터넷 관련분야의 탄탄한 인프라를 꼽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휴대폰 사용자가 전 국민의 57%에 달하는 2800만명으로 추정될 정도로 내수기반이 탄탄하다. 휴대폰 사용자 중 무선인터넷이 가능한 휴대폰 보급률도 최근 ‘i모드’ 사용자 3000만명을 돌파한 일본에 이은 세계 2위권의 수준이다.

 많은 무선인터넷서비스 경험으로 인해 다양한 비즈니스모델을 갖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게임·캐릭터·벨소리 등 다양한 모바일콘텐츠서비스가 일반화했으며 위치확인서비스·모바일주식거래·텔레매틱스·모바일결제·모바일뱅킹 등 무선인터넷서비스면에서 세계 최고수준을 자랑한다.

 유선부문과 연계한 유무선통합 인터넷비즈니스를 전개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세계 최고수준인 초고속인터넷가입자 700만명을 보유, 이를 무선과 연계해 유무선통합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경우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처럼 모바일시장이 활성화하면서 이미 세계적인 모바일 관련업체들의 한국시장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지고 있다. 세계 굴지의 모바일단말기업체들이 한국업체에 대한 러브콜을 확대하고 있으며 한국이 세계적인 모바일 관련 기술이나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의 시험무대가 되고 있다.

 특히 한국의 무선인터넷기술과 비즈니스모델을 ‘이식’하려는 해외 굴지 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들어 국내 무선인터넷 전문업체들이 동남아·중동·유럽 등을 시작으로 해외에 진출, 이미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런가 하면 모바일비즈니스용 지능망솔루션, 컨버팅솔루션, 멀티미디어메시징서비스센터 등 각종 솔루션 수출이 급진전되고 벨소리·게임·캐릭터 등 메이드인코리아 모바일콘텐츠들도 ‘한류’바람을 타고 줄줄이 바다를 넘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바일은 우리가 그동안 과감한 투자와 지원으로 구축한 인터넷 인프라의 결정체로 세계를 주도할 만한 충분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범정부차원에서 모바일강국으로 가기 위한 애정어린 관심과 지속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